쌍방울그룹 전 비서실장 법정증언…"경기도지사 비서실장, 김성태 모친상 조문"
"김성태가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안내해 달라고 지시…10분 정도 이야기 나눠"
조의금 비서실장 명의로 내…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명의 조의금은 없어
김성태, 이재명 모친상 당시 측근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 보내…직접 조문 '위험' 판단
김성태 쌍방울그룹 회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9년과 2020년 각각 모친 상을 당했을 당시 서로의 측근들이 대리 조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쌍방울그룹 전 비서실장 A씨는 이날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9년 5월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이 김성태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왔다"고 진술했다.
이 대표(당시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이었던 B씨는 김 전 회장과 친분이 없는 사이임에도 경기도를 대표해 장례식장을 찾았다고 A씨는 진술했다.
그는 'B씨가 어떤 이유로 조문을 온 것이냐'는 검찰의 질문에 "세부 내용은 모르고 김성태 회장이 B씨를 안내해달라고 지시해서 1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고 모셨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대답했다.
조의금은 B씨가 본인 명의로 냈고, 이 대표가 보낸 조의금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회장 역시 2020년 3월 이 대표 모친상에 측근인 방용철 부회장을 조문 보냈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본인이 직접 조문할 경우 위험하다고 판단해, 측근을 대신 보낸 것이라는 취지로 주변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 부회장은 조문을 마친 뒤 김 전 회장과의 통화에서 "이 지사가 고맙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같은 사실을 토대로 양측의 연관성을 면밀하게 확인할 계획이다.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은 애초 서로 모르는 사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은 최근 검찰 조사에서 "2019년 1월 중국에서 북한 측 인사와 함께한 자리에서 이화영 부지사가 이 대표와 통화 중 나를 바꿔줬다"며 통화 사실을 인정했다.
또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의 2018년 공직선거법(허위사실 공표) 위반 사건을 맡은 이태형 변호사와 함께한 2019년 12월 술자리에서도 그를 통해 이 대표와 통화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변호사는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이 대표 변호사비를 대신 받았다는 의심을 받는 인물이다.
다만 이 변호사는 당시 술자리가 있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며, 이 대표와 김 전 회장 전화를 연결해줬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4천500억원 상당의 배임 및 수백억원에 달하는 횡령 ▲200억원 전환사채 허위 공시 등 자본시장법 위반 ▲800만 달러 대북 송금 의혹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3억여 원 뇌물공여 및 정치자금법 위반 ▲직원들에게 PC 교체 등 증거인멸 교사 ▲이재명 대표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