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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칼끝, 이상민에서 김건희로 옮겨간다


입력 2023.02.09 14:46 수정 2023.02.09 14:47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숫자로 보면 오히려 국힘서 이탈"

'단일대오' 확인에 자신감 붙은듯

"국민 10명 중 7명이 金 특검 필요"

본회의 패스트트랙 지정 추진하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고교·대학 과 후배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이어 영부인 김건희 여사에게로 칼끝을 옮기고 있다. 이 장관 탄핵소추에서 이탈표 없이 단일대오를 확인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대(對)정권 공세의 수위를 높여가는 모양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10일로 예정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 관련 판결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판결 결과에 따라서는 즉각 '김건희 특검법' 추진으로 옮겨가겠다는 것이다.


'김건희 특검법'은 지난해 9월 발의된 상태다. 민주당은 지난 2일 의원총회에서 '김건희 특검법' 입법 추진과 관련한 일체의 판단을 원내지도부에 일임했다.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10명 중 7명이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이 필요하다고 답하고 있다"며 "내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선고 결과를 보고 특검에 대한 최종 판단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이상민 장관 탄핵소추안을 관철할 때에도 근거로 '국민 여론'을 들었다. 국민 대부분이 이 장관이 이태원 압사 참사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선례로 볼 때, 민주당이 국민 여론을 언급한 것은 '김건희 특검법'의 입법 추진에 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무기명 투표에 부친 결과, 179표의 찬성표가 나온 것도 민주당의 자신감에 불을 붙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이상민 장관 탄핵 추진 여부를 놓고서는 민주당 내에서도 우려와 이견이 분출돼 의원총회를 두 차례 소집하고서야 당론 채택에 성공했던 만큼, 어느 정도 '이탈표' '반란표'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정작 무기명 투표를 해본 결과, 원내 169석인 민주당에 정의당·기본소득당에 무소속 표까지 붙으면서 찬성표가 179표가 나왔다. 반대로 원내 115석인 국민의힘에서는 109표의 반대표가 나오는데 그쳤다.


'김건희 특검법'을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건너뛰고 곧바로 본회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180석이 필요한데, 이 장관 탄핵소추안 표결 과정에서 나온 결과를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계산인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019년 공수처법·선거법 패스트트랙 사태에서 보듯 봄철에 본회의 패스트트랙에 안건을 지정하면, 처리는 겨울철이 돼야 가능해진다. '김건희 특검법' 본회의 처리는 내년 4월 총선 직전인 연말~연초에나 가능해질 전망인데, 이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어 '더욱 좋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회에서 국민의힘을 빼고는 다 탄핵에 찬성을 했다"며 "숫자상으로 보면 오히려 국민의힘 쪽에서 기권표 등 일부가 적은 숫자이긴 하지만 이탈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내일의 스포트라이트는 김건희 여사로 맞춰질 것 같다. 야당보다는 살아있는 권력에 더 집중되는 것"이라며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는 증거가 차고넘치는 상황에서 이미 특검으로 가야하는 사유도 차고 넘친다"고 주장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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