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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퇴직연금 170조...수수료로만 7700억 '꿀꺽'


입력 2023.02.15 10:29 수정 2023.02.15 10:31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적립금 1년 새 14%↑

수익률은 1%대 저조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사옥 전경 ⓒ 각 사 제공

국내 은행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이 지난해 170조원을 돌파했다. 자산시장 침체에 퇴직연금 수익률은 1%대에 머물렀지만, 퇴직연금 시장 규모 확대로 은행권이 벌어들인 수수료는 7700억원을 웃돌았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70조8255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4.1% 증가했다.


퇴직연금 수익률은 저조했지만 은행들이 가져간 퇴직연금 수수료는 늘었다. 지난해 은행권 퇴직연금 수수료 수익은 총 778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74%(491억원)증가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1598억원), 신한은행(1563억원), 하나은행(1161억원)이 많은 편이었다. IBK기업은행(1002억원)과 우리은행(1084억원)은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겼다.


국내 은행들은 2021년에도 7000억원의 퇴직연금 수수료를 거머쥐었다. 이는 전년비 16.5%나 증가한 것으로 주식시장 호황에 액수로만 1000억원 넘게 늘었다.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그러나 고객이 손에 쥔 돈은 초라한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원금보장 상품 기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평균 1.80%,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1.58%, 개인형 IRP 수익률은 1.61%에 불과했다.


시중은행 정기예금이 3%대임을 고려하면 퇴직연금 상품보다 예・적금 통장에 돈을 넣어두는 것이 은퇴 자금 마련에 유리해보인다. 기준금리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2%포인트(p) 이상 급등한 것을 감안해도 퇴직연금 수익률은 저조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은행권 퇴직연금 사업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퇴직연금 상품 가입과 운용은 근로자의 의무사항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급속한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 등으로 퇴직연금 상품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퇴직연금의 저조한 수익률로 수수료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불가피 할 전망이다. 퇴직연금 자산 확대에 따른 수수료 이익 증가는 당연한 결과지만, 금융사의 수익만 증대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자산시장 침체로 퇴직연금 수익률이 저조했지만 올해는 더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며 “디폴트 옵션 도입 등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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