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헌·이재경·차광렬 입건…'제3자 뇌물 공여' 혐의 적용
제3자 뇌물, 공무원과 함께 뇌물 건넨 민간인도 처벌
네이버, 신사옥 부지 관련 건축 인허가 등 청탁…총 40억 원 성남FC 전달
두산건설 55억 원, 차병원 33억 원 성남FC에 건네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와 이재경 전 두산건설 회장, 차광렬 차병원 회장 등 당시 최고책임자들을 '제3자 뇌물 공여' 혐의로 입건한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인허가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성남시와 별개인 영리 법인 성남FC에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앞서 지난해 9월 이모 전 두산건설 대표를 같은 혐의로 기소한 바 있어 이들에 대한 기소 가능성도 커 보인다.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며 네이버와 두산건설, 차병원, 푸른위례프로젝트 등 네 기업에 인허가 청탁을 들어주고 그 대가로 133억 5000만원의 뇌물을 성남FC에 후원금 명목으로 내게 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16일 이 대표에게 '제3자 뇌물 제공' 혐의를 제공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제3자 뇌물의 경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이 전달되게 한 공무원과 함께 이 뇌물을 제3자에게 건넨 민간인도 처벌하게 돼 있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 등을 입건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혐의는 이 대표에 구속영장 청구서에도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신사옥을 지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부지와 관련해 건축 인허가, 용적률 상향, 자동차 진출입로 변경 등 청탁을 하고 2015~2016년 네 차례에 걸쳐 10억원씩 총 40억원을 성남FC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과정을 김상헌 당시 네이버 대표와 김진희 네이버 I&S 대표가 성남시 등과 협의해 진행한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두 사람을 제3자 뇌물 공여 혐의로 입건한 뒤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두산건설은 2016~2018년 55억원을, 차병원은 2015년 33억원을 각각 성남FC에 건넨 혐의다. 이재경 당시 두산 부회장은 두산건설 대표로부터 정자동 병원 부지 용도 변경 목적으로 성남FC에 후원금을 내는 사안에 대해 보고받고 승인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광렬 차병원 회장은 이재명 대표와 직접 두 차례 만나 병원 부지 용도 변경, 용적률 상향 등을 요청했고, 그 대가로 성남FC 후원을 결정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