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WBC 참가 앞두고 왼쪽 옆구리 부상으로 불참
4번 타자로서 국제대회 경험 풍부한 타선의 '핵'
최강 전력 구축하려던 일본 야구대표팀 '실망'
스즈키 세이야(29·시카고 컵스)가 결국 부상 탓에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뛰지 못한다.
일본 야구대표팀은 28일 “스즈키가 왼쪽 옆구리 통증 때문에 WBC 대회에 불참하게 됐다. 대체 선수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 추후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스즈키는 지난 26일 왼쪽 옆구리 통증으로 시범경기에 결장했다. 소속팀 시카고 컵스는 물론 WBC 정상 탈환을 노리는 일본 야구대표팀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전날 미야자키 캠프 일정을 마치면서 “몸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들었다. 걱정된다”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시즌 중 스즈키가 부진에 빠져있을 때도 구리야마 감독은 “스즈키는 약점이 없는 우타자다. 일본에서 감독 생활을 하면서 늘 이런 선수와 함께하고 싶었다”고 밝힐 만큼 스즈키에 대한 애정이 컸다. 그러면서 4번 타자로 낙점하는 듯한 발언도 한 바 있다.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8·LA 에인절스)도 “스즈키 상태가 걱정된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지만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도도 스즈키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스즈키가 빠진다면 사무라이 재팬은 치명적 손실을 입게 된다”고 우려했는데 결국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지난 2013년 히로시마 유니폼을 입고 일본프로야구에 데뷔한 스즈키는 9시즌 902경기 타율 0.315 182홈런 562타점을 기록했다. 2021시즌을 마친 뒤에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시카고 컵스와 5년 7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지난 2019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와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의 4번 타자를 맡았다. 역대 일본인 야수 가운데 최고액을 받고 빅리그에 입성한 스즈키는 데뷔 시즌 111경기 타율 0.262 14홈런 46타점으로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스즈키가 일본 야구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2017 WBC, 2019 WBSC 프리미어12, 2021 도쿄올림픽 등에서 대표팀 4번타자로 나선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도 있다. 이번 일본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7.3세로 역대 일본 WBC 야구대표팀 중 가장 낮다. 구리야마 감독은 스즈키와 오타니가 공격과 타격에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주는 역할도 기대했다.
중심타선에서 우타자로서 자리를 지켜줘야 할 선수였다. 오타니를 비롯해 ‘홈런왕’ 무라카미 무네타카,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한 요시다 마사타카 등 중심타자들이 대부분 좌타자라 우타자 스즈키의 역할은 더 중요했다. 예비등록 선수로 외야수 지카모토 고지(한신)와 니시카와 료마(히로시마) 등이 있지만 모두 좌타자들이다.
일본 야구 관계자들은 “(몸이 좋지 않은데)무리할 필요는 없다”며 애써 태연한 반응을 보이려고 하지만, 최강 전력을 기대했던 일본 야구팬들의 실망과 안타까움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