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사과' 공방…배현진 "李, 작은 소리로 미안해요" vs 이준석 "내가 왜 사과"

배현진 "李, 13일 제주서 제가 왔는지

물으며 '미안해요' 읇조리면서 뛰어가"

이준석 "송파을 단톡방 지령투표를 왜

내가 미안하다 하나…다시 확인해야"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왼쪽)와 배현진 의원이 지난해 6월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사를 나눈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이 대표는 배 최고위원의 악수를 거부 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직전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이른바 '악수 거부 논란'의 당사자였던 이준석 전 대표와 배현진 의원이 이번엔 '송파 지령설'을 둘러싼 '사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배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송파 지령설과 관련해 먼저 '미안해요'라고 사과했다고 밝혔지만, 이 전 대표는 "그런 일 없다"고 맞받으며 두 사람 간의 설전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배 의원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얼마 전 이 전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측이 문자를 살포했다며 '송파 지령설'을 페북에 올려 작은 웃음을 줬다"며 "제가 어디서 받은 문자인지 번호를 밝히라고 했더니 침묵했다"고 적었다.

배 의원이 언급한 송파 지령설은 지난달 12일 배 의원 지역구인 송파을을 중심으로 당원협의회별 특정 후보에 투표해 달라는 독려 메시지가 퍼졌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이 전 대표가 제기했다.

이에 배 의원은 "그 다음 날인 지난달 13일 이 전 대표는 제주 연설합동회장에서 제 의원실 비서관에게 제가 왔는지 물으며 '미안해요'라고 아주 작게 읊조리고 뛰어갔다더라"며 "오죽 무안했으면 그런 식으로 사과했을까. 그래도 용기 낸 게 가상하다 싶어서 더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배현진 의원이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이준석 전 대표의 송파을 당협 투표 독려 메시지 의혹 관련 내용 ⓒ배현진 의원 페이스북

이 같은 배 의원의 글에 이 전 대표는 즉각 반발했다. 이 전 대표는 배 의원의 해당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배 의원이 왔는지 알아보지도 않았고 미안하다고 할 일도 없다"며 "누구한테 그걸 이야기했다는지나 밝히라. 본인 비서관에게 확인해보라. 그런 말 한 적 있는지. 애초에 송파을 단톡방에서 지령투표 한 걸 내가 왜 미안하다고 하나"라고 배 의원을 지적했다.

그러자 배 의원도 가만히 있지 않고 두 차례 더 관련 글을 올리면서 이 전 대표와의 설전에 나섰다. 배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전 대표가 본인은 그런 의미로 미안하다 한 게 아니라고 해당 비서관에게 본인의 수행비서를 통해 방금 또 전화를 줬다더라. 스피커폰 너머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있다더라"고 적으며 이 전 대표에게 반격을 가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사과한 거 가상하다고 칭찬한 건데 화낼 일이냐"면서 "이 전 대표의 성 상납, 무고건으로 수사 시작된 뒤에 최고위원회 해체된 지 어언 반년이라 그간 기별할 일이 없어서 개인 사과 받을 건이 딱히 없는데 그럼 뭘 미안하다 한 거냐. 마주쳐서 미안하다 했는가"라고 꼬집기도 했다.

또 배 의원은 "사과는 깔끔하게, 민망해도 진심으로 '거울 보고 각 3회 복창'"이라며 "한때 지도부라는 한배에 타 있던 두어분께 애정담아 고언한다. 더는 전당대회를 어린이들 흙장난하는 놀이터처럼 만들지 않아주길 바란다. 당협 함부로 거론하고 장난하는 것 앞으로도 두고 보지 않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