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일본도 혀 차는 한국야구, ‘투잡팀’ 체코와 벼랑 끝 승부


입력 2023.03.12 10:12 수정 2023.03.12 10:14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호주전-한일전 패배로 8강 자력 진출 불가능

참담한 투타 성적에 일본 야구 레전드들도 갸웃

체코전 이겨도 8강행 불투명..추가 추락 없어야

한국 야구대표팀. ⓒ 뉴시스

호주전 충격패에 이어 한일전 참패로 고개 숙인 한국 야구대표팀이 ‘투잡러’들로 구성된 체코 야구대표팀과 벼랑 끝에서 한판을 벌인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2일 정오 일본 도쿄돔서 시작하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3차전에서 ‘야구 변방’ 체코와 맞대결한다.


현재 대표팀 분위기는 최악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 수 아래지만 반드시 잡아야 했던 호주를 상대로 7-8 충격적 패배를 당했고, 강력한 우승후보 일본과의 대결에서는 10명의 투수를 쏟아 붓고도 콜드게임(7회 10점 이상 차) 위기까지 몰렸다가 4-13 대패했다.


2패만 당한 한국은 조 4위에 자리했다. 3패를 당한 중국이 있어 꼴찌만 면하고 있다. 참담하기 그지없는 성적표다.


2경기에서 4피홈런 10볼넷 허용한 마운드는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팀 평균자책점이 11을 넘어서면서 1라운드 A,B조 가운데 최하위다. 팀 타율도 0.200이다. 성적만 놓고 보면 승리를 바라기 어려운 수준이다.


한국 야구에 대해 늘 경계하고 긴장하는 일본도 이제는 혀를 찬다.


2006 WBC 일본 우승 멤버 사토자키 도모야는 한일전 종료 뒤 TV아사히에 출연해 “KBO리그는 외국인 투수들이 주축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국인 투수를 육성하려고 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육성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KBO리그에서 외국인선수 비중이 큰 것은 사실이다.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 평균자책점 상위 10명 중 ‘토종’은 1위 안우진(키움), 2위 김광현(SSG), 10위 소형준(KT)까지 3명뿐이다.


사토자키는 "4번 타자부터는 35세 전후의 선수들이다.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병호, 김현수, 양의지 등은 모두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타자들이다.


비단 사토자키뿐만 아니라 다른 일본 야구 레전드들이나 일본 매체들도 WBC에서 드러난 한국 야구의 수준을 보며 고개를 갸웃한다. WBC 조직위원회도 한국 부진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국제적 망신을 당한 한국 야구는 8강을 향한 실낱 같은 희망을 안고 체코와 격돌한다. 8강 자력 진출이 불가능한 한국은 체코와 중국전을 모두 이기고, 다른 나라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한국 야구대표팀. ⓒ 뉴시스

“이런 상황에서 8강 진출에 의미를 두거나 경우의 수를 따지는 것도 무의미하다"는 야구팬들의 냉소적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남은 경기에서 더 이상의 추락은 없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체코전은 벼랑 끝 승부다.


이번 WBC를 통해 처음으로 본선 무대에 오른 체코는 자국 세미 프로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구성했다. 그들에게 야구는 직업 보다는 취미에 가깝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소방관-교사 등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어 ‘투잡팀’으로 불린다.


이런 팀을 상대로 어마어마한 연봉을 받고 있는 선수들이 넘쳐나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압승하지 못하거나 패하는 장면이 연출된다면 후폭풍은 매우 거셀 수밖에 없다.


지금의 한국 야구대표팀 분위기와 성적을 놓고 보면 체코도 만만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WBC 중국전에서 체코는 4-5 끌려가던 9회초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았다. KBO리그 ‘홀드왕’ 주권(KT)을 상대로 9회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중국을 제압했다. 일본을 상대로 2-10 대패했지만 사사키 로키 강속구를 공략한 타자들도 있었다. 객관적인 전력상 크게 뒤지지만 WBC에서 드러난 체코의 파워는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결코 물렁물렁한 팀이 아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