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를 칠한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20년 만에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손에 넣었다.
뉴캐슬은 2022-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4위로 마무리했다. 레이스 막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75)에 3위 자리를 내줬지만, 뉴캐슬은 승점71을 쌓으며 리버풀(승점67)-토트넘(승점60) 등을 제치고 당당히 다음 시즌 챔스 출전권을 획득했다.
3위에 올랐던 2002-03시즌 이후 약 20년 만이다.
에디 하우 감독이나 선수들이나 “2년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을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일 머니의 파워다. 2015-16시즌 2부로 강등되는 굴욕을 당했던 뉴캐슬은 지난 2021년 말, 모하메드 빈 살만(추정재산 약 517조) 사우디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3억500만 파운드(약 4600억원)로 인수된 이후 오일머니의 파워를 체감하고 있다.
새로운 구단주의 합류로 팀 전력 자체가 달라졌다. 현지언론들은 ‘뉴’ 뉴캐슬이라는 표현도 쓴다. ‘현질’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두 시즌 만에 리그컵 준우승에 이어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는 쾌거를 달성했다.
뉴캐슬의 오일머니는 여전히 차고도 넘친다.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할 수 있는 팀을 만들겠다”는 빈 살만 구단주 약속에 따라 여름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에 1억 5000만 파운드(약 251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해리 케인, 네이마르, 빅터 오시멘, 제임스 매디슨 등 기라성 같은 스타들 영입 작업을 준비 중이다. 2000년대 초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의 갈릭티코 정책을 떠올리게 한다.
뉴캐슬 행보는 국내 축구팬들의 이목도 강하게 끌어당기고 있다. 여름이적시장을 앞두고 대한민국 ‘유럽파’들과도 자주 엮이고 있기 때문이다. 리그 최소실점에 기여하는 완벽한 수비로 나폴리에 세리에A 스쿠테토를 안긴 김민재를 비롯해 스페인 마요르카의 핵심 전력으로 떠오른 이강인에 이어 울버햄튼 ‘황소’ 황희찬까지 뉴캐슬 이적설에 이름이 오르고 있다.
김민재-이강인은 이전부터 뉴캐슬 이적설에 올랐던 이름이지만 황희찬은 새롭다. 28일 영국 데일리 미러는 "토트넘 훗스퍼, 뉴캐슬 유나이티드, 아스톤 빌라 등이 황희찬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2 FIFA 카타르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16강으로 이끄는 결승골을 터뜨린 황희찬은 이번 시즌 부상 탓에 화려한 성적은 거두지 못했지만,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와 다부진 몸을 앞세운 강한 압박 능력으로 타 구단들의 눈길을 모았다. 최전방이나 측면 등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 요소다.
토트넘으로 이적한다면 케인과 손흥민의 훌륭한 백업 역할을 할 수 있다. 공격에서의 창의성이 다소 떨어졌던 뉴캐슬로 이적한다면, 활발하고 빠르면서도 드리블 돌파에 능한 황희찬은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큰 손 뉴캐슬과 한국 유럽파들이 이적설로 엮이고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대목이다. EPL의 2022-23 시즌은 끝났지만 유럽의 여름이적시장을 생각하면 축구팬들은 여전히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