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성과관리' 중요성↑…한전·가스공사 최악 적자
재무구조 악화된 발전사 등급 하락 가능성에 '전전긍긍'
재정건전화 계획 적정성 등 따라 '기사회생' 가능성
윤석열 정부의 사실상 첫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발표를 앞두고 연료비 상승 등으로 빚더미에 앉은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대형 에너지 공기업의 등급 하락이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의 대규모 적자 영향으로 재무부담을 떠안은 발전공기업들도 덩달아 긴장하는 모습이다.
1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기업 36개, 준정부기관 94개 등 130개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평가 결과가 곧 공개된다.
이번 경평은 지난해 10월 기획재정부가 '2022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을 수정해 전반적인 지표체계를 개편한 이후 처음 시행되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국정기조를 바탕으로한 사실상 처음 실시하는 경평이다.
이번 경평에서는 '재무성과관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재무관리' 항목과 '업무효율' 항목을 '재무성과관리' 항목으로 통합하고 배점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최악의 재무구조 상황에 빠진 한전, 가스공사 등이 최하점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달라진 경평 지표를 감안하면 지난해 각각 보통(C)등급이었던 한전과 가스공사의 평가 등급은 미흡(D)등급이나 그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두 공기업 모두 경영 상황이 사상 최악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전은 누적 적자가 지난 2021년 5조800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44조원으로 7배 가량 급증했다. 가스공사 역시 아직 받지 못한 요금인 미수금이 같은 기간 1조8000억원에서 11조6000억원까지 쌓였다.
한전의 대규모 적자로 덩달아 재무구조가 악화된 발전공기업들도 경평 결과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발전공기업들은 보통(C)등급을 받은서부발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양호(B)등급 이상이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특히 한국동서발전은 공기업 중 유일하게 최고점인 탁월(S)등급을 받기도했다.
하지만 올해도 좋은 성적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부발전은 각각 163억8200만원, 581억7300만원, 683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다 동서발전은 당기순이익이 80억원 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재무위험기관'(한전, 발전자회사, 자원공기업 등 총 14개 기관)에 대해서는 재정건전화 계획의 적정성 및 이행노력을 점검할 수 있도록 지표를 신설했다.
이 때문에 한전과 가스공사, 발전공기업이 재정건전화 계획을 적절하게 세웠거나 이행노력을 지속했다면 재무구조 악화만으로 낮은 점수를 받지는 않을 가능성도 있다.
한 에너지공기업 관계자는 "한전과 가스공사를 비롯한 에너지공기업 가운데 경영평가의 성적이 좋을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지난해 등급을 유지하거나 한 단계 정도만 하락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