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돕기 위해 플루토늄을 비밀리에 직접 제공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따르면 세계적 핵물리학자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21일(현지시간) 조엘 위트 스팀슨센터 수석 연구원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북한 핵 프로그램 지원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해커 박사는 "단기적으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러시아가 비밀리에 핵연료인 플루토늄을 북한에 직접 제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의 핵분열 물질 저장시설에서 북한으로 플루토늄을 운송할 경우 기술적인 장애물은 없다"며 러시아의 플루토늄 직접 지원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북한이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게 된다"고 경고했다. 옛소련 시절 생산해 보유 중인 플루토늄 가운데 100~1000㎏을 북한에 건네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헤커 박사에 따르면 소련은 과거 수년 간 플루토늄 12만 5000㎏을 생산했을 가능성도 있다.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는 미국과 진행했던 플루토늄 처리 프로그램 협상을 통해 플루토늄 초과 보유분이 3만 5000㎏이라고 공개한 바 있다.
그는 러시아가 장기적으로 북한의 실험용 경수로 가동을 도울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해커 박사는 “러시아는 장기적으로 북한의 실험용 경수로(ELWR) 가동을 도우면서 북한의 평화적 전력생산을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이를 정당화할 수 있다”며 “(이후) 북한은 이 경수로를 플루토늄 생산용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영변에는 1960년대 소련의 지원으로 건설한 IRT-2000 연구용 원자로가 있고, 북한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이 원자로를 가동함으로써 소량의 플루토늄과 더불어 수소폭탄 핵연료인 삼중수소도 확보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해커 박사는 2010년 11월 북한의 초청을 받아 영변 우라늄농축시설을 방문, 원심분리기 시설 등을 직접 둘러봤다.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확보 현황에 대해서는 그는 “이전에 북한의 HEU 생산 능력을 연간 150㎏(대략 핵폭탄 6개 분량)으로 추정했다”며 “(북한이 현재) 최대 1200㎏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그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커 박사는 특히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 가능성에 대해 “북한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현재 전쟁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무기를 제공할 수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이는 미국을 포기하고 러시아 및 중국과 동맹을 맺는 새로운 전략을 향한 중요한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