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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그때 그곳에 다시 서는 윤이나


입력 2024.06.12 14:48 수정 2024.06.12 14:56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2022년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서 오구 플레이

시즌 초반에 비해 최근 경기 감각은 좋지 않아

윤이나.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지난 2022년 6월, 당시 신인 선수로 호쾌한 장타쇼를 선보였던 윤이나(21)는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한국여자오픈에 출전했고 자신의 커리어에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다.


이른바 ‘윤이나 오구 플레이’ 사건이다. 2022년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5번홀에서 티샷이 밀린 윤이나는 한참 만에 공을 찾았고 계속해서 경기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는 윤이나의 공이 아니었다.


한 달이 훌쩍 넘은 뒤에야 오구 플레이가 세상에 공개됐고 한 순간 잘못된 선택은 은폐 의혹까지 더해져 3년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로 이어졌다.


이후 대한골프협회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윤이나의 징계를 1년 6개월로 경감, 우여곡절 끝에 올 시즌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윤이나는 자신의 복귀전이었던 국내 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했고,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응원 목소리가 공존하는 공간 속에서 9개 대회에 출전했다.


그리고 자신의 올 시즌 10번째 출전 대회인 한국여자오픈 티잉 그라운드에 다시 선다.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6월, 장소는 충북 음성에 위치한 레인보우 힐스CC 등 연도만 다를 뿐 모든 상황이 그때와 똑같다.


사실 윤이나 입장에서는 이번 대회 출전이 매우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피할 수는 없다. 2년 전 그때 그 장소, 몇 번이고 참회의 시간을 가져도 아깝지 않다. 또한 매 라운드 최선을 다한 플레이를 펼친다면 징계를 경감해준 대한골프협회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일일 것이다.


윤이나.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다만 최근의 페이스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윤이나는 복귀 후 두 번째 대회였던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공동 11위)부터 무시무시한 샷감을 선보이더니 지난 4월 열린 KLPGA 챔피언십서 9위, 일주일 휴식 후 다시 나선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두산 매치플레이서 각각 2위, 4위라는 호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최근 3주간 기권과 컷 탈락을 각각 한 번씩 경험하는 등 고작 5개 라운드만 치르며 아직까지 컨디션이 들쭉날쭉한 모습이다.


영점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티샷도 문제다. 윤이나는 올 시즌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부문에서 전체 3위에 올라있으나 페어웨이 안착률이 72위로 처져있어 불안하기만 하다. 무엇보다 오구플레이의 원인이 부정확한 티샷이었기에 그때 그 장소에 다시 서게 된다면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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