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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이재명, 조국보다 늦은 '영광 혈투' 참전, 지역민들 "저짝 후보가 좀…"


입력 2024.09.24 00:10 수정 2024.09.24 01:07        데일리안 영광(전남) =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10·16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보궐선거 3주 앞으로

이재명 "영광에서 패배하면 지도체제 전체 위기"

주민들 "여긴 당보다 사람 봐"…장세일 전과 직격

민주당 "후보 검증 거쳐" vs 혁신당 "주민의 판단"

장세일 더불어민주당 영광군수 후보와 이재명 대표, 조상래 곡성군수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10·16 영광·곡성군수 재보궐선거를 앞둔 23일 오전 전남 영광군 터미널시장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그간 10·16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보궐선거에 대한 언급을 삼갔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 대표와 벌이는 '재선거 혈투'에 참전했다. 이 대표의 방문에 지역민들은 환호하며 반겼지만, 민주당이 내놓은 후보에 대해서는 고개를 젓는 모습이었다. 특히 일부 지역민들은 일찌감치 지역살이에 나선 조 대표와 재선거를 3주 가량 앞두고 영광군을 찾은 이 대표의 진정성을 비교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는 23일 오전 전남 영광에서 열리는 현장최고위원회의 참석길에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만약 결과가 이상하게 나오면 당 지도체제 전체가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는 "전남도민 입장에서 민주당이 흡족하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영광 방문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혁신당의 예상외 선전에 위기감을 느낀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직후 '조국 대표보다 뒤늦게 영광 재선거 현장을 찾은 것은 위기감이 작용된 방증이냐' '민주당과 혁신당과의 차별점은 무엇이냐' 등을 묻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채 영광터미널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앞서 혁신당은 지난달 29일 창당 이후 첫 워크숍에서 이곳을 첫 행선지로 삼았다. 이 대표는 조 대표 이후 약 한 달만에 영광시장을 방문한 것이다.


경호인력·유튜버에 둘러싸인 이 대표는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 조상래 곡성군수 후보와 함께 지역민들과 악수를 나누거나 사진을 촬영했다. 본시 호남이 민주당 텃밭으로 꼽혔던 만큼, 이 대표의 방문에 시장 상인들은 이 대표 얼굴을 보기 위해 하던 일을 잠시 접어두고 가게 밖으로 나섰다.


일부 유튜버들은 이 대표와 사진 촬영을 한 남학생들을 향해 "가문의 영광인줄이나 알아라"고 말하거나 "영광은 기호 1번 장세일!"이라고 고함을 질렀다. 특히 유튜버들은 상인들에게 다가가 "이번 선거는 무조건 장세일 찍으쇼잉"이라고 강요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상인들은 "내가 알아서 한다 안허요"라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남 영광군수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영광군군수협 법성지점을 찾아 지역 특산물인 굴비를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가 휩쓸고 지나간 뒷모습을 보는 일부 상인들에게서는 뜻밖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정육점에 모인 남녀 상인들에 다가가 '이번 재선거에 임하는 이 대표와 조 대표를 어떻게 바라보느냐'고 묻자 70대 여성 상인은 "조국이가 영광·곡성에서 살고 있는 것은 여기 사람들 아마 다 알 것인디"라며 "조국이는 여기 자주 오는데 이재명이는 2년 전에 추석 땐가 한 번 보고 이번이 처음"이라고 핀잔을 줬다.


그 옆의 70대 남성 상인은 "여그(여기)는 민주당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지만서도 우리는 당보다 사람을 보고 뽑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영광군은 최근 8차례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3차례 당선된 지역이다. 호남이 민주당 텃밭이라곤 하지만, 영광군의 경우 후보자 개인의 능력과 면모를 보는 편이 강하다고 한다.


또 다른 60대 여성은 "저짝 후보(장세일)가 과거에 일이 있었다는 건 여기 사람들엔 소문이 파다하제(하다)"라고 혀를 찼다. 장세일 영광군수 후보의 전과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장세일 후보는 △1989년 12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2014년 4월 사기·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 위반(벌금 900만원) 등 전과기록 2건이 확인된다.


반면 장현 혁신당 후보는 전과 기록이 없다. 당초 장현 후보는 민주당 소속으로 재선거에 뛰어들었으나, 민주당이 전과 전력이 있는 장세일 후보를 예비후보로 받아들이자 "파렴치범을 후보로 내세웠다"고 반발하며 탈당한 뒤 혁신당으로 전향해 출마했다. 민주당은 장세일 후보의 범죄 이력이 발생한 뒤 많은 시간이 지난 점 등을 고려해 최종 후보로 공천했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장세일 후보 전과 이력으로 도덕성 문제가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에 "엄청나게 오래된 일이기도 하고 본인이 정치적으로 선택과 검증을 받은 과정도 있기 때문에 다시 적용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는 공천관리위원회의 판단과 의결이 있었다"면서도 "역질문드리고 싶은 건 우리 당 경선에 참여하겠다던 분이 느닷없이 나가서(탈당해서) 다른 당 경선에 뛰어들고 후보가 되는 것도 정상적이진 않다"고 장현 후보를 직격했다.


이에 김보협 혁신당 수석대변인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자체 기준을 통해 좋은 후보를 추천했으리라 믿고 싶지만, 공개된 전과를 보면 그 내용이 과거 민주당 후보들이 주로 가졌던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있었을 만한 이력이 아니라는 점에 아쉬움이 있다"며 "그럼에도 민주당의 후보 공천을 존중한다. 혁신당 후보를 민주당 후보를 놓고 영광 주민들께서 여러가지 기준을 판단해서 현명한 선택을 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영광군에 이어 오는 24일 전남 곡성군 소재의 대한노인회 곡성군지회 등을 방문한다. 같은 날 조 대표는 전남 무안군 소재의 전남도의회를 찾아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선거 후보자 공약 발표 및 합동 기자회견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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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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