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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법리스크는 지금부터"…국민의힘, '백현동 로비스트' 징역 확정에 공세 강화


입력 2024.11.29 05:40 수정 2024.11.29 06:03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국토부가 협박? 李 말 명백한 허위사실 확인된 것"

민주당 검사 탄핵 추진 맹비난도…"명백한 보복"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백현동 로비스트' 김인섭 씨의 징역 5년 확정을 고리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공세를 강화할 조짐이다. '유죄'를 예상했던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 무죄가 나오면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이번 판결로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진짜 사법리스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말이 나온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8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63억5700여만원의 추징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김 씨는 2014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와 관련한 알선의 대가로 부동산 개발업체 아시아디벨로퍼 정바울 회장에게서 77억원을 수수하고, 5억원 상당의 공사장 식당 사업권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국민의힘에서는 "법원 판결로 '백현동 게이트'의 실체가 명명백백히 드러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송영훈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같이 언급한 뒤 "이 대표는 지금이라도 이실직고하고, 민주당은 보복 탄핵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송 대변인은 "오늘 확정판결에는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가 녹지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무려 4단계나 용도변경한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라며 "이 대표와 오랫동안 정치적 교분을 쌓아온 김 씨 등의 로비의 결과로, 성남시는 개발업자가 용도변경을 신청하면 승인해주기로 하는 내부방침을 정하고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게 보고한 사실까지 이제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사실'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마디로 전대미문의 '4단계 용도변경'이 '국토부가 협박을 해서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라는 이 대표의 말이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는 점이 대법원 판결로 분명하게 확인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법 재판과 백현동 게이트 재판 중 어느 것이라도 지연시키는 것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위증교사) 1심 무죄판결을 존중한다면 이 대표의 허위발언을 확인한 오늘 백현동 게이트 대법원 판결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박수영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로비한 자의 징역형이 확정됐으니 다음 차례는 로비받은 자들에 대한 더 무거운 징역형 확정"이라며 "위증한 자는 처벌받고 위증교사한 자는 무죄가 된 위증교사 사건 때처럼, 로비한 자는 처벌받고 로비받은 자는 무죄가 되는 엉터리 재판이 또 이어져서는 아니 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대표 수사 검사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맹폭을 가했다. 민주당은 앞서 이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사건을 수사한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와 엄희준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 보고하고 법사위에 회부했다. 이들에 대한 법사위 탄핵청문회는 오는 12월 11일 열릴 예정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사건 수사검사에 대한 모욕주기"라며 "이쯤 되면 민주당은 본인들을 수사한 검사들에 대한 개인적 보복을 넘어, 검찰 전체를 마비시키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 2심 공소 유지를 방해하고,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수수 사건' 의원들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범죄자를 수사하는 검찰을 파괴하면 도둑은 누가 잡느냐. 검찰 없는 범죄자 천국을 만들면 피해를 보는 것은 서민과 약자"라고 강조했다.


장동혁 최고위원은 "명백한 보복 탄핵이자 사법 방해"라며 "이 대표가 말하는 '사람 살리는 정치'가 다 죽이고 이 대표 혼자만 살겠다는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송 대변인도 "오늘 판결을 이끌어낸 백현동 사건의 수사검사이자 김 씨를 기소한 검사인 엄희준 검사에 대한 보복성 탄핵소추 또한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며 "오늘 대법원 판결로써 '아버지 이 대표 구하기'는 그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방탄과 탄핵으로 정치를 어지럽힌 민주당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정치복원의 길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이 이 대표를 향해 이같이 공세를 퍼붓는 건, 그동안 거대 야당이 김건희 여사 의혹 등을 고리로 특검과 탄핵 공세를 펼쳐온 데 따른 반격에 다시 나서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국민의힘은 백현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김인섭 씨의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점이 이날 인정된 만큼, 이 대표의 백현동 혐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국민의힘은 오는 12월 19일 진행되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항소심 선고도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인섭 씨 백현동 대법 판결문이나, 이화영 대북송금 2심 판결문에 이 대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확실한 논거가 만들어지면 그게 공직선거법·위증교사 판결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 대표의 진짜 사법리스크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도 지난 26일 "최측근 비리가 커지는 만큼, 그들의 배후에 있던 이 대표의 법적·정치적·도의적 책임도 쌓여감을 명심하길 바란다"라고 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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