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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맛이라 더 무서운, 뮤지컬 ‘알라딘’ [D:헬로스테이지]


입력 2024.12.03 15:59 수정 2024.12.03 16:00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2025년 6월22일까지 샤롯데씨어터

“나 오늘 등장 쩔었어!”


삼겹살과 족발을 주식으로, 라면을 야식으로 즐겨 먹으며 2호선 잠실역을 이용한다는 ‘한국화된’ 지니가 매직 램프에서 튀어나오자 공연장에는 박수와 함성이 무섭게 쏟아졌다. 미국 브로드웨이를 누비던 매직 램프가 10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한국, 잠실에 떨어진 순간이다.


ⓒ에스앤코

매직 램프는 뮤지컬 ‘알라딘’의 상징이다. 1992년 개봉한 동명의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를 기반으로 한 뮤지컬로, 신비로운 아그라바 왕국에서 펼쳐지는 알라딘의 모험기를 그린다. 이미 2014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3500회 이상 공연되면서 약 200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은, 초대형 킬러 콘텐츠다.


지난달 22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알라딘’은 ‘아는 맛이 무섭다’ ‘클래식은 영원하다’ ‘공연은 현장 예술’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집합체 같은 작품이다.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바탕으로 클래식한 무대연출과 화려한 의상과 소품의 대비, 현지화된 말맛과 공연의 특성에 맞게 세팅된 특수한 ‘쇼’까지 더해져 결코 관객들에게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일단 무대는 기대한 만큼 화려하다. 기존 ‘아이다’ ‘라이온킹’ 등 디즈니 뮤지컬 특유의 원색의 벽에 조명을 활용해 배경을 표현하는 식의 연출을 ‘알라딘’에도 사용하면서 클래식한 무대 연출의 정석을 보여준다. 반면 ‘알라딘’의 대표 장면이자 지니가 등장하는 ‘프렌드 라이크 미’(Friend Like Me) 씬에서 황금 동굴 무대는 입이 떡 벌어지게 화려하다.


유광의 황금으로 둘러싸인 동굴인 터라 조명이 부딪히면서 이곳저곳으로 빛이 반사되면서 만들어내는 화려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지니와 그의 친구들(앙상블)은 디즈니 메들리를 부르고 마술과 탬댄스를 선보이면서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며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는다.


ⓒ에스앤코

한국 관객들 입맛에 맞게 수정돼 곳곳에 뿌려지는 개그 코드들, 예컨대 소원으로 ‘롯데 시그니엘’을 줄 수 있다거나,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를 통해 유행한 “이븐하게 구워드릴게요”, 로제의 ‘아파트’ 등을 찾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대보다 더 화려한 건, 의상이다. 앞서 총 9개 국가에서 직접 2000여개 원단을 수입하고 배우들이 입은 바지에 1428개의 수공예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공연에서도 배우들의 움직임에 따라 보석이 반짝여 별빛이 쏟아지는 듯한 느낌까지 든다.


사실 극의 이야기가 새로울 건 없지만, 디즈니 뮤지컬 그 자체다. 극이 진행되는 동안 연인의 사랑과 친구들의 우정, 갈등이 그려지고 결국 해피엔딩을 맞는다. 그리고 그 과정엔 마법 같은 쇼도 있다. 그런데 이 뮤지컬이 수십년 동안 매진행렬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극중에는 이런 가사가 나온다. “다 아는 이야기지만, 아는 맛이 더 맛있잖아.” 이게 바로 ‘알라딘’의 장기 흥행 이유다.


한국 초연은 알라딘 역에 김준수·서경수·박강현, 지니 역에 정성화·정원영·강홍석, 자스민 역에는 이성경·민경아·최지혜가 캐스팅됐다. 내년 6월22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내년 7월부터는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한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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