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강남 비사이드’ 주원규 작가의 남다른 ‘리얼리티’ [작가 리와인드(146)]


입력 2024.12.06 14:07 수정 2024.12.06 14:07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6개월 잠입 취재하며 쓴 '강남 비사이드'

소설 이어 드라마서도 활약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 ‘반인간선언’, ‘아이 괴물 희생자’, ‘서초동 리그’, ‘열외 인종 잔혹사’ 등을 집필한 주원규 작가는 2017년 tvN ‘아르곤’의 공동 집필로 드라마 작가로도 활동 영역을 넓혔다.


사회성 짙은 작품으로 지금 필요한 메시지를 던지던 그는 최근 공개를 마친 디즈니플러스 ‘강남 비사이드’를 통해 마약 문제를 고발했다. 강남에서 사라진 클럽 에이스 재희(김형서 분)를 찾는 형사와 검사, 그리고 의문의 브로커, 강남 이면에 숨은 사건을 쫓기 위해 서로 다른 이유로 얽힌 세 사람의 추격 범죄 드라마로, 2018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버닝썬 게이트’를 연상케 하는 전개로 주목을 받았다.


◆ 주원규 작가가 담아내는 사회의 ‘어두운’ 이면


지난 2022년 영화로도 개봉된 ‘크리스마스 캐럴’은 크리스마스 아침, 물탱크에서 동생의 시신이 발견되고, 이에 쌍둥이 형이 범인을 찾기 위해 나서는 내용을 담았다. 핍박받는 약자들의 삶을 처절하게 드러내며 보는 이들에게 충격을 줬었다. 이 작품은 거대 기업과 종교 집단의 횡포와 부패를 고발했던 ‘반인간선언’의 두 번째 이야기로, 주 작가는 우리 사회의 어두운 한 단면을 소설로 풀어내며 주목을 받았다.


‘서초동 리그’에서는 서초동 검찰을 둘러싼 권력 투쟁과 갈등을 통해 우리 사회의 어두운 민낯을 드러냈으며, 가장 최근 작품인 ‘열외인종 잔혹사’에서는 4명의 열외인간의 욕망을 통해 ‘경쟁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드러냈다. ‘서초동 리그’에서는 돈과 권력이 모이는 ‘서초동’을 통해 검찰과 정·재계의 유착 등을 짚었다면 ‘열외인종 잔혹사’에서는 리얼 서바이벌 이벤트 ‘최악의 쿠데타’라는 가상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어두운 면을 현실적으로 드러냈다.


드라마에서도 주 작가만의 뚜렷한 색깔은 이어졌다. ‘아르곤’은 오직 팩트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열정적인 언론인들의 삶을 그리며 ‘가짜 뉴스’가 범람하는 세상을 반영했다. 불법 해고 또는 언론 탄압 등 사회의 부조리를 리얼하게 담아내며, 여느 장르물만큼의 긴장감은 없었지만, 진정성만큼은 확실한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을 받았다.


‘강남 비사이드’는 주 작가가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현실감’이 더욱 살아있는 작품이 됐다. 주 작가가 강남 일대에 잠입해 6개월 이상 콜카 기사(여성을 유흥업소 등지에 데려다주는 기사)로 일했던 경험에 픽션을 더해 각본을 썼고, 이에 재미와 리얼리티 모두를 놓치지 않았던 것. 화려한 도시 강남의 이면에서 벌어지는 마약과 성 착취 등 어두운 범죄들을 꼼꼼하게 담아내는 한편, 경찰과 검찰, 포주, 그리고 피해자의 복수를 위해 뛰어든 브로커 윤길호(지창욱 분)의 대결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충격적인 내용이지만, ‘버닝썬 게이트’를 통해 클럽과 경찰의 유착, 마약 문제의 심각성 등이 이미 드러난 만큼, ‘강남 비사이드’가 펼쳐놓은 이야기에 몰입하며 분노하는 반응들이 쏟아졌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