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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에 가로 막힌 경제 법안…신속 처리 시급 [기자수첩-경제정책]


입력 2024.12.24 07:00 수정 2024.12.24 07:07        임은석 기자 (fedor01@dailian.co.kr)

11차 전기본 국회 문턱 못넘고 폐기 우려

원전 계속 가동위 한 고준위특별법도 난망

첨단전략산업 뒷받침 할 전력망 구축 차질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투표를 위해 줄을 서 기다리는 동안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뉴시스

탄핵 정국에 정치권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이미 골든타임을 놓친 주요 경제 관련 법안들은 뒷전인 모습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이다. 전기본은 2038년까지 최소 3기의 신규 대형 원전을 건설하고 2035년부터 첫 소형모듈원자로(SMR)를 가동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국회 보고 절차를 거쳐 확정한 후 곧바로 새 원전 부지 선정 작업부터 착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탄핵소추안 가결로 전기본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면서 국정 동력이 약화된데다 신규 원전 건설에 부정적인 더불어민주당이 정국 주도권을 잡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11차 전기본에 세계적 추세인 재생에너지 확충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서 전면 재검토를 주장해 왔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고준위 특별법)'도 또다시 해를 넘기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에는 사용후핵연료를 영구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 현재 고준위 방폐물은 원전 내 수조에 습식으로 보관되고 있다. 월성 원전만 중간 저장시설이라고 할 수 이쓴 맥스터를 건설해 건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습식저장조는 오는 2030년 한빛 원전을 시작으로 차례로 포화에 이른다. ▲한빛 2030년 ▲한울 2031년 ▲고리 2032년 ▲신월성 2042년 ▲새울 2066년 순으로 포화시점이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준위 특별법에는 영구처리시설인 방폐장을 짓기 위한 부지 선정과 안전성 평가, 인허가 취득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어 원전 계속 가동을 위해 필수적으로 제정돼야 한다.


아울러 '반도체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혁신성장을 위한 특별법(반도체특별법)'의 여야간 합의처리도 어려워진 모습이다. 반도체 기업의 통합 투자세액 공제율을 현행보다 5%포인트(p) 상향하고 국가전략기술 투자세액공제 대상에 연구개발(R&D) 시설 투자를 포함하는 정부 지원책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이다.


반도체와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국가 첨단전략산업을 뒷받침할 전력망 구축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 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비쟁점 법안이었지만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통과 시기조차 예상하기 어렵게 됐다.


전력망 특별법 제정이 미뤄지면 안그래도 지연되고 있는 전력망 구축이 늦어져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구축 일정이 더욱 밀릴 가능성이 크다.


탄핵 열차는 이미 출발했다. 이제 대통령의 거취 문제는 헌법재판소의 심리로 결정될 예정이다. 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경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 당장 앞서 언급한 법안들만 봐도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여야는 이제 국회가 본연의 역할로 돌아와 경제 현안 법안을 처리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두 차례 본 회의를 개최하기로 한 만큼 조속한 법안 처리를 기대해본다.

임은석 기자 (fedor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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