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뿌리 뽑겠다" 전국 이사장들도 직선제로 [새마을금고 혁신 1년④]

내년 3월 5일 전국 동시 직접 선출

'돈 선거' 오명 벗고 장기집권 방지

새마을금고중앙회 사옥 전경. ⓒ 새마을금고중앙회

경영혁신안을 내놓고 '환골탈태'를 약속한 새마을금고가 내년 또 다른 차원의 변화를 시도한다.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을 첫 직선제로 선출한 데 이어 전국 각 금고의 이사장들도 같은 방식으로 선발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차원에서 제대로 된 인물을 금고 대표로 뽑아 부정 선거를 막고, 장기집권의 폐해까지 근절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내년 3월 5일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내년 1월까지 지역별로 공명선거 결의대회를 진행 중이다. 전국 13개 지역본부의 이사장들이 공명선거 추진을 위한 실천결의문에 서명하거나 지역본부가 선관위와 협의해 결의대회를 하는 방식이다. 입후보 설명회에서 후보예정자들과 결의대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새마을금고의 이같은 행보는 이사장 선거에서 끊임없이 잡음이 불거져 나왔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는 그동안 간선제(대의원제)로 각 금고의 이사장을 선출해왔다. 대의원제에서 이사장과 입후보자들이 소수의 대의원만 관리하다 보니 금권선거 등의 부작용이 있었다.

대의원과 현직 이사장의 유착에 따른 부정부패, 유세 과정에서의 금품 살포, 지역 유지들의 장기집권 등의 각종 문제가 반복됐다. 선거 과정에서 조합원이 배제돼 새마을금고 설립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국회는 2021년 새마을금고법을 개정해 관할 지역 선관위에 선거 ·운영을 위탁하고, 조합원이 직접 이사장을 뽑는 직선제를 시행토록 한 것이다. 내년 3월 5일 치뤄지는 선거는 관련 법 개정 이후 첫 전국 동시선거다.

충남 천안시 소재 새마을금고 이사장들이 이사장 협의회 공명선거 결의대회에 참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

직선제 대상은 지난해 평균 자산 기준이 2000억원 이상인 새마을금고다. 1284개 모든 금고 중 절반 수준이다. 내년 2월 13일 선거 공고를 시작으로 같은달 18~19일 후보 등록기간, 20일~3월 4일 선거운동기간 등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이사장 후보는 새마을금고에서 4년 이상 일하거나 다른 금융 관련 기관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자로, 결격 사유가 없어야 한다. 연임은 두 차례 가능하다. 최대 12년까지 재직할 수 있다. 직선제가 적용되면 이사장들의 임기가 통일되는 효과도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달 2일 서울 강서구 새마을금고 IT센터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설명한 바 있다.

중앙회는 공정한 선거를 위해 전담 부서인 '동시 이사장 선거 지원부'를 신설하고, '공명선거추진협의회'를 구성해 부정선거 행위 단속에 나선다. 전국 13개 지역본부 관내 금고의 임직원을 대상으로 전국동시 금고 이사장 선거에 대한 교육도 진행했다.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제1회 전국동시새마을금고이사장선거는 신뢰받는 100년 새마을금고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선거 관련 법령과 제규정을 준수하도록 지속적으로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는 중앙회장 임기도 4년 단임제로 변경했다. 기존에는 1회 연임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4년마다 새 회장을 선출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한다. 회장의 강력한 권한을 분산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현 김인 회장부터 적용된다.

단 지난해 12월에 취임한 김 회장의 임기는 2026년 3월 14일까지다. 김 회장이 보궐선거로 회장에 당선돼 지난 10월 사임한 박차훈 전 회장의 잔여 임기를 수행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