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1500원 상승 전망도
원재료 수입 비중 높아...소비자 가격 인상 이어질 수도
작년 말 원·달러 환율이 1480원 돌파 후 연초 1500원을 오르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식품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대부분의 원재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고환율 상황이 지속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원재료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한편 각종 비용을 축소하는 등 올해 사업 계획 수정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1월27일 이후 처음이다.
올 들어서도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외 주요 금융기관들은 올 하반기 환율이 최대 1500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밀부터 팜유, 설탕, 커피 원두 등 주요 원재료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식품업계는 올해 사업계획 재검토에 나서는 분위기다.
지난달 초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올해 환율을 1350원~1400원 정도로 예상하고 사업계획을 준비했지만, 예상치 대비 10%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 라면, 김밥, 음료, 스낵 등 K푸드 수출이 크게 늘면서 해외 현지 생산 거점을 고민하는 기업들의 경우 투자 축소나 지연 등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 상승으로 공장 건축비를 포함해 현지 인건비 등이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비용이 오르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의 작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작년 상반기 기준 세후 이익이 약 198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회사의 작년 상반기 기준 수입원재료에 적용된 평균 환율은 1349.5원이다. 이를 바탕으로 만약 연내 1500원까지 원·달러 환율이 치솟을 경우 환율로 인한 손실액은 작년 대비 두 배 수준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 상황을 유심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수익성과 직결되는 변수인 만큼 주요 원재료 수입처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올해 추가적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내부적으로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최대로 줄인 상황”이라며 “원재료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 가격 인상 밖에는 답이 없다. 인상된 원재료 비용이 반영되는 올 하반기부터는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