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 프리뷰③] 대세는 첨단 모빌리티...700조 전장 시장 노린다

CES 2025 7일부터 美 라스베이거스 개최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과 2년 연속 통합 부스 전시

LG전자 VS사업부·LG이노텍도 별도 부스 마련

현대그룹에서는 모비스가 '운전자와 소통 기술' 공개

CES 2024 전시장 일부 전경.ⓒ임채현 기자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5’가 오는 7일(현지시간) 개막한다. 과거 소비자 가전 위주로 주목을 받았던 산업 트렌드는 인공지능·모빌리티·확장현실(XR) 등으로 확장되면서 다채로운 첨단 기술이 글로벌 무대에 서고 있다. 기술 혁신 트렌드가 총집결하는 ‘CES 2025’를 미리 살펴본다. [편집자주]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5’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7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열린다. 전세계 160개국에서 약 4500개 기업이 참여하며 사실상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올해의 전시 화두는 AI(인공지능)와 첨단 모빌리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CES 전시 부스에서 AI와 최첨단 모빌리티, 확장현실 등 다양한 기술 및 신제품들이 대거 공개되기 시작했다. 올해 역시 국내 삼성·LG·SK·현대 등 주요 기업들과 엔비디아, 구글, 퀄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대거 참가해 차츰 개화하기 시작하는 AI 및 첨단 모빌리티 관련 시장 주도권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CES 2024에서 삼성 하만이 선보였던 '레디 케어' 기술.ⓒ임채현 기자

CES 2025에선 '첨단 모빌리티'가 주요 테마

올해 CES에서는 AI와 함께 첨단 모빌리티가 주요 테마로 선정됐다. 지난해가 AI 중심이었다면, 올해의 경우 '맞춤형 AI'에 조금 더 방점을 두고 일상 속에서 실제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맞춤형 신기술이 전시될 것으로 전망되는 모습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경우 첨단 모빌리티 관련 기술을 선보인다.

당초 CES는 가전, 모바일 정보기술 관련 기술 및 업체들이 주력이었으나 최근 모빌리티 분야가 전자 분야와 접목되면서 CES는 해당 분야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관련 전시도 대폭 늘어나고 있다. 사실상 올해 CES의 핵심 축은 모빌리티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이번 CES에서는 모빌리티 업체 인사들이 기조연설에 나선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 CEO는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대형 LED 공연장인 스피어에서 델타항공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최첨단 항공 산업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5년 만에 CES에 참가하는 일본 도요타 역시 별도 컨퍼런스 세션을 진행한다.

LG전자가 미국 AI반도체 전문기업 암바렐라와 협력해 성능을 더욱 향상시킨 ‘인캐빈 센싱(In-cabin sensing, 운전자 및 차량 내부 공간 감지)’ 솔루션을 CES 2025에서 선보인다.ⓒLG전자

CES를 주최하는 CTA(미국소비자기술협회)는 이번 행사에서 '모빌리티 스테이지' 신규 전시관을 연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자회사 하만을 통해 전장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별도 부스를 꾸려 디지털 콕핏(디지털화한 자동화 운전공간)과 카오디오 체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을 전시한다.

삼성 하만-LG전자 VS 사업부, 전장 기술 대거시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인수한 자회사 하만을 통해 글로벌 디지털 콕핏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CES 2024에선 운전자 심박수·얼굴 혈류량까지 측정해 운전자의 집중 인지 정도를 측정하고 '졸음'을 방지하는 '레디 케어' 기술을 공개한 바 있다.

올해 전시 역시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탑재한 것도 특징이지만 궁극적으로 '운전자의 안전'을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지를 시연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차량이 발전하면서 최종 목표인 안전은 물론 진보된 사용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기술 솔루션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LG그룹의 경우 LG전자 VS사업부와 LG이노텍이 협업해 전장 신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LG전자의 전장을 맡고 있는 VS 사업부는 AI를 적용한 첨단 모빌리티 기술 '인캐빈 센싱(운전자 및 차량 내부 공간 감지)' 솔루션 체험 공간을 마련한다.

인캐빈 센싱은 운전자나 동승자의 표정·음성·행동을 감지해 주행 편의성을 높이고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핵심이다. 운전자 심박수를 실시간으로 측정,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경고음으로 대형 사고를 방지한다.

VS사업부가 별도로 일반 관람객에게 전시 부스를 공개하는 것은 최초다. 기존엔 완성차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비공개 부스만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 단계 올라선 LG전자의 전장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또한 무선통신 개발·칩셋 제작 기업인 퀄컴과 함께 제작한 '디지털 콕핏 플랫폼'을 퀄컴 전시부스와 LG전자 VS사업부의 비공개 부스에서 동시에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LG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AI홈이 모빌리티 공간으로 확장한 형태의 '모빌리티 익스피리언스 플랫폼'도 선보인다. 이는 차량 내부 공간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AI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조합해 만들 수 있는 이동식 맞춤 공간이다. 단순 이동 수단으로만 여겨졌던 차량 공간 진화에 중점을 뒀다.

ⓒLG이노텍

글로벌 전장 시장 대폭 확장... 부품사들도 주력

이처럼 기업들이 전자제품을 넘어 전장에 공을 들이는데는 그 시장의 확장성에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장 시장은 지난해 2600억달러(한화 약 380조원) 수준에서 오는 2030년 4680억 달러(한화 약 680조원) 가량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LG 전자계열사인 LG이노텍 역시 올해 미래 모빌리티 별도 전시 부스를 꾸린다. 모바일용 카메라 모듈을 같이 선보였던 예년과 달리 모빌리티를 단독 주제로 선정했다. 전장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고객사를 본격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시도다.

LG이노텍은 실내용 '고성능 인캐빈 카메라 모듈' 및 고성능 라이다, 센싱, 통신, 조명 등 전장 관련 41종 부품을 선보인다. '고성능 인캐빈 카메라 모듈'은 차량 실내에 탑재되는 부품으로 룸미러 혹은 보조석 상단 등 다양한 위치에 장착이 가능하다. 운전자 상태를 감지하고 졸음 방지는 물론, 보조석 및 2열 탑승자 안전벨트 착용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부스와 관련해 LG이노텍 측은 "자율주행의 최대 관건은 운전자 및 탑승자의 안전"이라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인캐빈 카메라 채택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럽은 2025년부터 DMS(Driver Monitoring System,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를 차량에 의무 장착하도록 법제화했고,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에서도 이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ES 2025에 꾸려질 현대모비스 부스 조감도. ⓒ현대모비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모비스만 전시장을 조성한다. 주제는 'Beyond and More'(비욘드 앤드 모어)로 사람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CES에서 현대모비스는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 ▲휴먼 센트릭 인테리어 라이팅 시스템 ▲뇌파 기반 운전자 부주의 케어 시스템(M.BRAIN) 등 총 3가지 휴먼 테크 기술을 일반 관람객들에게 소개한다.

현대모비스는 사용자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팔색조처럼 바뀌는 '휴먼 센트릭 인테리어 라이팅' 기술도 소개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32가지 상황별 패턴을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 조명 시스템이다. ▲운전자 스트레스 및 멀미 저감 ▲하차 위험 예방 ▲문콕(문열림시 부딪힘) 방지 ▲ 자외선(UVC) 살균 조명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