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2곳 동참…4분기에만 80개사 참여
자사주 매입 역대 최대치…소각·현금배당도 늘어
정부 주도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참여한 상장 기업들이 국내 대표지수인 코스피·코스닥 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9일 ‘2024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결산’ 자료를 통해 지난해 5월 밸류업 공시가 시행된 이후 본공시를 올린 기업의 주가가 연초 대비 평균 3.2% 상승했다고 밝혔다.
코스피 본공시 기업의 주가는 평균 4.9% 올라 코스피지수 수익률(-9.6%)을 초과했다. 코스닥 본공시 기업의 경우,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9.4%를 기록하며 코스닥지수(-21.7%) 대비 낙폭이 적었다.
밸류업 공시가 시행된 지난해 5월 27일부터 12월 31일까지 총 102개사가 본공시(94개사)와 예고공시(8개사)를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4분기에만 80개사가 본공시를 실시하는 등 상장 기업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가 점차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다.
밸류업 공시 기업 중 시가총액이 1조원 이상인 기업은 63%(64개사)다. 코스피 상장 기업의 비중은 전체 밸류업 공시 기업 중 83.3%(85개사)를 차지하며 주도적으로 밸류업 공시를 제출했다.
기업들은 ▲배당·자사주 활용을 통한 주주환원 제고(89%·84개사) ▲자본효율성 개선(73%·69개사) ▲매출·영업이익 등 성장성 향상(49%·46개사) ▲시장평가 개선(31%·29개사) 순으로 목표를 수립했다.
과반수의 기업(52%·49개사)은 목표설정 및 계획수립 등과 관련해 지배구조 개선,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 등과 같은 비재무지표를 고려했다. 공시기업 중 84%(79사)는 이사회 결의·보고를 거쳤으며, 52%(49사)는 외국인 투자자 소통을 위해 영문공시 제출했다.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 관심이 확대되면서 상장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전년 대비 10조원 넘게 증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자사주 매입 규모가 19조8000억원 수준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최고치다.
자사주 소각은 지난 2023년 4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13조9000억원으로 9조원 넘게 증가해 최근 7년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현금 배당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상장 기업의 지난해 현금 배당 금액은 45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밸류업 프로그램의 시행 2년차를 맞아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상장 기업들의 밸류업 공시 참여를 지속 독려할 것”이라며 “중소 상장 기업의 공시 컨설팅을 확대하고 인센티브 확대를 위한 관계 부처와의 협의 등 다양한 지원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