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호텔업계, 임시공휴일 지정에 모처럼 ‘방긋’


입력 2025.01.13 07:25 수정 2025.01.13 07:25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정부, 내수 진작 위해 27일도 휴일로

갑작스런 지정으로 특수관광지역 ‘수혜’

관련 패키지 선보이며 상품 판매에 속도

일각에서는 바가지 요금 등 우려 목소리도

글래드호텔 설캉스(설+호캉스) 패키지 혜택.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글래드호텔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설 연휴 전날인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호텔업계가 모처럼 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직장인들은 31일에 연차를 사용하면 최대 9일간의 황금연휴를 누릴 수 있어 여행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 8일 내수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 들어 세 번째 임시공휴일 지정이다. 또 정부는 설 연휴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 근로자 15만명에게 총 40만원의 국내 여행 경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의 이번 결정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경기 상황에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내수가 더딘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12·3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로 연말·연시 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2020년 당시 '8·17 임시공휴일 지정의 경제적 파급효과' 보고서를 통해 임시공휴일로 인한 경제 전체 소비지출액이 약 2조1000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한 바 있다.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 역시 유사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시공휴일 지정 소식에 호텔업계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여행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최대 9일간의 긴 연휴는 여행 수요를 끌어올릴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가족 단위로 조용히 명절을 보내고 싶어하는 수요가 늘면서 예약도 급증하는 추세다.


연말 대목을 기대하던 호텔업계로서는 희소식이라는 반응이다. 앞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인해 특급 호텔들은 해넘이·해맞이를 위해 대대적으로 기획했던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한 바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에 따라 차이가 크겠지만, 일반적으로 서울 시내 호텔의 객실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임시공휴일이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고 갑작스럽게 지정됐기 때문에 해외여행 등을 떠나기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는 경기도 화성의 롤링힐스 호텔이 설 연휴를 앞두고 가족과 호텔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기며 명절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가가호호복복(家家戶戶福福) 패키지’를 출시했다.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해비치 호텔앤드리조트

특히 제주도나 강원, 부산 등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갈 수 있는 관광 지역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다. 징검다리 휴무에 회사에 따로 연차 휴가를 낸 사람들로 이미 예약이 거의 다 차가는 호텔들이 많았는데, 여기에 임시공휴일 지정까지 더해져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와 함께 방한 외국인 관광객도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도 적지 않다.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의 한국 방문이 허용되는 만큼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 유입 가속화 및 국빈 방문 유치에 따른 실적 호조와 코로나 기간 중 정착된 호캉스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호텔 부문 실적이 개선된 바 있다”며 “연초에는 중국 단체 관광 재개에 따라 호텔 추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다양한 설 패키지를 내놓으면서 수요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패키지는 물론 연인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상품 등이 대표적이다. 저렴한 가격에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고객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5성급을 제외한 규모가 작은 호텔은 특수를 누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 기간 고급 호텔을 경험해본 고객들의 눈 높이가 상향평준화 된 데다, 인증샷 문화가 호텔을 선택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면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호텔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니즈가 워낙 다양해져서, 올해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왕이면 인증샷을 찍기 좋은 5성급 위주로 사람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판단된다. 27일 예약을 살펴보니 서울 시내권 호텔들의 경우 27일 공휴일 지정 이후에 5~10%p 가 증가한 상태”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높아진 호텔 수요로 인해 호텔 가격이 ‘껑충’ 뛸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국내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호텔업계 가격 상승폭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용객들이 바가지 요금으로 금전적 피해뿐 아니라 심리적 상실감마저 호소하는 상황이다.


대체로 대체 휴무가 낀 주말이나 연휴철이 돌아오면 호텔 숙박료는 크게 뛴다. 지역별 차이가 있지만 통상 크리스마스, 설날 등 성수기 연휴 시기는 평일 대비 가격 인상 폭이 40%이상 차이가 난다. 예약율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고 있어 수요에 따른 변동폭이 크다.


익명을 요구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 룸 가격의 경우 일반 상품처럼 소비자가격이 딱 정해진 구조가 아니라 서비스를 포함해 판매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높다”면서 “주말, 연휴 등에 고객 니즈가 높아지면 수요와 공급 변화로 가격 역시 변동된다”고 설명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