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대규모 국채 발행 가능성에 기업 경계감↑
포스코 등 흥행 잇달아…금리 인하 전망에 수요 증가
수요 예측 강세 지속 전망…“전반적 시장 활기 기대”
연초 효과에도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사뭇 주춤한 모양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규모 국채 발행 가능성까지 겹치며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요예측을 진행한 기업들이 속속 흥행을 거두는 등 회사채 시장을 찾는 투자자들의 열기는 여전히 뜨거운 상황이다. 이에 연초 효과에 힘입은 흥행이 잇달은 만큼 회사채 시장이 활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월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기업은 총 32곳이다. 이들의 수요예측 규모는 신고금액 기준으로 총 5조원 안팎이다. 지난해 1월 54곳의 기업이 회사채 시장에서 9조~10조원 규모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활기가 사그라든 분위기다.
통상 연초에는 기관 투자자들이 자금 집행을 재개하면서 채권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연초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탄핵 정국에 따른 시장 불안 및 고환율, 대규모 국채 발행 가능성 등이 맞물리며 채권 시장의 발행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여파로 풀이된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연초 효과 등으로 크레딧 발행이 나타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발행 부담으로 자금 집행을 늦출 수 있고 외국인이 선물 시장에서 12월 이후 순매도로 전환한 점도 우려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연 한양증권 연구원은 “예년 대비 높아진 불확실성과 이달 설 연휴로 인해 연초 효과 강도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들의 우려와 달리 채권 시장을 향한 투자자들의 열기는 식지 않은 모양새다. 한국은행이 이달 혹은 다음달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자 금리 인하 전 채권을 매수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면서다.
실제로 회사채 발행에 나선 기업들은 수요예측에서 잇달아 흥행을 거두고 있다. 새해 첫 공모채 발행 타자인 포스코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대흥행에 성공했다. 포스코는 5000억원 어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무려 3조465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는데 목표치에 7배 가까운 뭉칫돈을 모은 셈이다. 이에 포스코는 최대 1조원까지 증액 발행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외에도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대상·한화에어로스페이스·LG헬로비전 등도 모집액보다 높은 자금을 확보했다. 이들은 모집액 대비 최소 4배~최대 14배에 달하는 자금을 모았다. 수요예측 흥행에 일부 기업들도 발행액을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장 우려와 달리 투자자 수요가 크게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업계에서는 신용등급이 ‘AA-‘급 이상인 우량 채권뿐 아니라 ‘A+’급 이하인 비우량 채권도 연초 효과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연이은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은 투자자들의 투심을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인 만큼 향후 발행될 회사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 진단이다. 그러면서 주춤했던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1월 연초 효과에 대한 의문이 다수 제기됐으나 2월 말까지 강하게 나타날 전망”이라며 “통상 금리 인하 전 채권 매수 수요가 크고 지난해 말 대규모 채권 자금 유출에 따른 반사 효과까지 더해져 연초 자금 유입 규모가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투심 위축과 비우량 등급 투자 기피 등에 대한 우려가 있었으나 2025년 회사채 시장은 강한 발행으로 시작했다”며 “연초 효과가 확대됨에 따라 기업들의 발행이 어이지면서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