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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입에서 '폭동'만 수십 번⋯'윤 지지자 법원 난입' 현안질의 野 맹폭


입력 2025.01.21 00:10 수정 2025.01.21 00:10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법사·행안위 현안질의

野 "폭도들 끝까지 추적해 엄벌"

"與 윤상현, 폭력사태 선동"

여야 '지지율 역전'에 혼란상 부각?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산회를 선포한 뒤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난입 사태를 사법부에 대한 '폭동'으로 규정하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맹폭을 날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하며 더불어민주당을 역전하자 신경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법사위는 20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서울서부지법 소요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왜 구속 수사하지 않느냐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고, 야당은 국민의힘이 '서울서부지법 소요 사태 폭동'을 배후에서 선동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질의에서는 유독 '폭동·폭도'라는 단어가 줄을 이었다.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다시는 이런 폭동을 꿈도 꾸지 못하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정치권을 포함한 모든 관련자를 일벌백계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법 질서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사태를 가볍게 여긴다면 헌법재판소도 위험에 빠질지 모른다"며 "이번 서부지법 폭동에 관여한 폭도들은 끝까지 추적해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오전 법사위가 열린 2시간여 동안 '폭동'이란 단어만 23번 언급했다.


이밖에도 야권은 당시 집회에 참석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폭력 사태를 선동했다며 공세를 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전두환도 법원엔 안 들어갔다. 윤석열은 국회에 총기를 갖고 오고 실탄을 장전해 갖고 왔다"라며 "국회의원들을 4인 1조로 하나씩 끌어내라고 했다. 그런데 이게 내란이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서 의원은 "(법원 난입을) 선동한 자가 있다. 윤 의원이 (월담한 인원들에게) '곧 훈방 조치 될 거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모든 사람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겠느냐"라고 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서부지법 폭동 사태에서 17명 월담 인원들을 폭동의 시작이라고 보는데,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여기에 대해서 '관계자와 이야기했고 곧 훈방할 것'이라는 발언을 했다"라며 "폭동을 일으켜도 '국민의힘에서 도와주나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물었다.


장 의원은 "(여당은) 제대로 된 상황 인식도 못하고 있다"라며 "권성동 원내대표가 '폭력사태의 책임은 경찰에도 있다'(라고 말했는데) 있을 수 있는 발언이냐"라고 비판했다.


이날 오후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도 여야 간 충돌이 빚어졌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무조건 폭도로 낙인찍고 엄벌에 처하는 으름장만 놓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고, 야당 의원들은 여권이 사태의 원인을 경찰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민주당이 '폭동·선동' 등의 단어를 수차례 반복하는 이유에 대해 이번 사태의 혼란상을 부각하려는 의도라고 바라봤다.


최근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40%의 벽을 좀처럼 뚫지 못하고 있다. 헌정 사상 대통령이 구속된 초유의 사태인데도 다수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의 상승세가 마감되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치솟는 흐름이 일관되게 보이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6~17일 무선 97%·유선 3% 혼합 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46.5%, 민주당은 39.0%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42.2%, 국민의힘이 40.8%로 민주당이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이번 조사에는 양당 지지율이 뒤집혔고, 지지도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7.5%p였다. 지난주 조사보다 국민의힘은 5.7%p 올랐다. 민주당은 3.2%p 하락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국갤럽, NBS를 포함해 대표적인 여론조사 기관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모두 높게 집계됐다.


이 대표는 같은 날 5대 시중 은행장과 IBK기업은행장을 찾아 은행들이 사회적 역할을 확대해 줄 것을 주문했다. 또 오는 22일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를 접견하기로 하는 등 기존 약점으로 지적됐던 경제와 한미 관계 강화를 보완하려 하고 있지만, 아직 큰 변화는 없는 형국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현 상황을 환기할 하나의 방안으로 더 강화된 '반(反)윤 여론전'을 꺼내든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민주당이 당내 허위조작 정보 신고기구인 '민주파출소'를 개설해 각종 가짜뉴스 등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집권플랜본부와 당대표 특보단을 구축해 조기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민주당은 12·3 비상계엄 여파에도 국민의힘이 민주당 지지도를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오자 여론조사 대응 기구인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조기 대선이 이르면 4월, 늦으면 6월에 치러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해당 국면까지 여야 간의 여론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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