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보안 측정 절차 진행
산업부, 방산업체 지정 마무리
방추위, 내달 3월 중순 유력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 설계 및 초도함 건조 사업자가 내달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현장실사를 마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보안측정이 진행 중인 가운데, 최종 결정을 내릴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내달 열릴 예정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군방첩사령부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보안측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보안 진단은 사실상 방산업체 지정의 마지막 단계인 만큼 최종 결정만 남게된다. 방산업체가 지정되면 방사청이 최종적으로 건조업체를 지정한다.
두 업체 모두 해군 함정을 건조한 이력이 있는 만큼 보안측정에서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방산업체 지정이 이뤄지면 내달 진행될 예정인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서 KDDX 상세설계 및 초도함 건조 업체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요 안건이 있다면 방추위는 매달 3~5주 차에 열린다.
산업부는 2월 초까지 방산업체 지정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행정 절차를 거쳐 3월에 방추위를 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KDDX 상세설계와 선도함 사업자 선정 방식에 주목한다. 통상 함정 건조는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앞서 KDDX의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각각 했다.
선도함(초도함) 사업자를 먼저 정하고, 선도함의 상세설계를 토대로 후속함을 건조할 사업자를 경쟁 입찰로 선정한다. 결격 사유가 없으면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수의계약을 통해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는 게 관례다.
KDDX 선도함 선정은 지난해부터 입찰 기업 간의 법적 공방 등 잡음이 이어지면서 차일피일 미뤄졌다. 업친 데 덮친 격으로 방사청이 관행을 깨고 '기본설계 사업자에게 수의계약으로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권을 맡긴다'는 관행을 깨고 '공동 개발·공동 건조' 방식을 고심하자, 양사의 신경전은 절정으로 치닫기도 했다.
일련의 과정이 지난해 말 모두 해소되면서 사업자 선정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방사청은 당초 예정(지난해 7월)보다 8개월이나 절차가 늦춰진 만큼, 전력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1안)와 후속함 5척 건조 사업자(2안)를 이번 방추위에 모두 올려 처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는 양사가 올해 미국 해군 함정 보수·수리·정비(MRO) 사업 등 특수선 사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인 만큼 KDDX 사업권 확보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정도 규모의 사업에서 선도함을 따낸다는 건 세계 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되기 때문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