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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이 10년 효자 '깃발꽂기' 종료하는 이유는


입력 2025.02.06 07:11 수정 2025.02.06 07:11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울트라콜 4월부터 지역별 순차 종료

출혈경쟁 비판에 배달시장 체질변화가 원인

ⓒ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이 정액제 상품인 '울트라콜'을 오는 4월부터 지역별로 순차 종료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외식업계에서 이른바 깃발꽂기로 통하는 '울트라콜'은 월 최소 8만원(부가세 별도)을 내면 업주가 원하는 특정 지역의 고객들에게 자신의 가게를 노출시키고, 음식 주문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지난 10여년 간 배민의 대표 상품으로 주요 매출원으로 작용하고 있다.


울트라콜은 정액 요금제로 운영돼 초기 부담이 낮은 장점이 있지만, 한 가게가 깃발을 복수로 구매해 가게를 중복 노출 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자금력이 있는 가게가 앱 노출 기회를 독차지한다는 비판이 계속돼 왔다.


특히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깃발 개수를 경쟁적으로 늘리면서 출혈 경쟁이 가속화되는 원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이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매년 단골 이슈로 등장했다.


지난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 '경쟁포화상태로 인한 중복지역 비용 부담'에 대한 문제가 지적된 데 이어, 지난 2023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감에서도 "깃발을 3~4개 꽂으면 광고료만 한 달에 30만원인데, 깃발을 안 꽂으면 광고 노출이 떨어지니 업체끼리 무리한 경쟁을 하는 구조"라는 질타를 받았다.


이에 대해 당시 피터 얀 반데피트 우아한형제들 전 임시 대표는 "지적을 받고 여러가지 개선안을 검토해왔다"며 "특히 울트라콜 상품과 관련해 면밀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검토 후 조치를 하고 보고하겠다"고 서비스 종료를 시사한 바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배민의 울트라콜 종료로 수수료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울트라콜 의존도가 높은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배달앱 입점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일반 개인 음식점과 달리 기본 수요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정액제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있다.


이와 관련해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대부분 업주들이 울트라콜과 다른 상품을 함께 쓰고 있어 서비스 종료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깃발꽂기 경쟁으로 지출 광고비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는 업주들은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민이 이번 앱 개편을 실시한 배경으로는 출혈경쟁 비판 뿐 아니라 배달시장의 체질변화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배민 입점업주 대부분이 사용하던 울트라콜은 4년 전 대비 약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쿠팡이츠의 배달앱 진출 이후 배달앱이 주문중개부터 배달까지 책임지는 ‘자체배달(Owned Delivery, 이하 OD)’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가게배달’ 울트라콜의 광고 효과가 점점 떨어지게 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배달앱 시장에서 정액제 상품은 배민의 '울트라콜'이 유일했다.


쿠팡이츠는 처음부터 100% OD 모델로 시작하면서 정률제 단일 상품을 적용했고, 요기요는 지난 2023년 4월 정액제 상품을 폐지했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우아한형제들

배민의 이번 변화는 올해 초 취임한 김범석 대표의 첫 행보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고객 경험 개선을 모든 것에 우선하는 가치로 놓아 배민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전 시키고 새로운 성장 사업에 도전하겠다”며 “소비자의 편익과 플랫폼 파트너들의 성장이라는 공동의 이익을 키우는 것이 배민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배민 측은 “상품 경쟁력이 떨어지는 울트라콜에 대해 10년 간 가격을 동결하면서 사실상 요금을 인하해 왔지만 이로 인한 서비스 경쟁력 저하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배민 앱 UI/UX를 대폭으로 개편하고 가게 정보와 주문 경로를 단순하게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울트라콜 서비스를 지역별로 순차 종료하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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