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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수요 폭증에…국민은행, 이자이익 첫 10조 돌파


입력 2025.02.06 13:39 수정 2025.02.06 13:49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마진 하락에도 대출 6.4% 늘며 ‘역대급 이익’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가산 금리 인하는 ‘글쎄’

이자장사 비판 불가피…“소상공인 지원 확대”

KB국민은행 신관 전경. ⓒ KB국민은행

KB금융지주가 국내 금융그룹 중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5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핵심계열사인 KB국민은행이 이자 장사로 10조원을 넘게 벌어들였다. 금리인하기에도 대출 자산이 급증하면서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 기반의 이자이익이 역대 최고치를 찍은 것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지난해 순이자이익은 10조2239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지주 이자이익(12조8267억원)의 79.7%에 달한다.


다만 지난해 1분기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 전입 영향으로 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0.3% 감소한 3조2518억원을 기록했다. 지주 순익의 60%는 국민은행에서 발생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국민은행의 지난해 이자이익 규모다. 국민은행의 지난해 연간 은행 순이자마진(NIM)은 1.78%로 전년 대비 5베이시스포인트(bp·1bp=0.01%) 하락했지만 대출 성장세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이자이익 1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원화대출은 363조6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6.4%가 증가했다. 이중 가계대출은 6.2%(10조3000억원), 기업대출은 6.6%(11조7000억원) 확대됐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내에서 관리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높은 증가율이다. 올해 명목 GDP 성장률 전망치는 3.8%다.


여기에 NIM 하락 폭도 제한됐다.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시장금리에 3분기부터 조기 반영돼 국민은행의 NIM이 낮아졌지만 조달비용 감소 등의 수익성 관리 효과로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여신 성장률은 5% 내외다. KB금융그룹은 전날(5일) 진행된 2024년 실적발표 컨콜에서 이같이 추산했다. 가계대출 성장률은 명목 GDP 수준, 기업 대출은 건전자산과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6.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 데일리안 이호연 기자

관건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조절이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은행권에 강도 높은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


연간 단위로 관리하던 대출 한도를 올해부터 월별·분기별로 관리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목표치로 관리하지 못한 은행에 대해 ‘페널티’를 예고한 바 있다. 4대 은행 모두 대상으로 올해 가계대출 총량 삭감이 예상된다. 금융당국의 압박이 심해지면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목표치를 낮출 수 밖에 없다.


금리인하 압박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순이자마진 하락에도 역대급 이자 이익을 거둔 만큼 ‘이자 장사’ 비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기준금리가 내려갔음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를 늦추기 위해 연말까지 가산금리를 높게 유지해왔다. 이에 금리인하 체감이 어려워지자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이를 지적한 바 있다.


문제는 금리인하가 자칫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신한과 우리은행 등 일부 은행은 가산금리를 내렸지만 나머지 은행들이 동참하지 않는 이유다.


KB금융 관계자는 “특정 은행의 가산금리가 낮아지면 대출 수요가 몰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올해 여신성장률을 5% 내외로 잡았는데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너무 높게 설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측은 “현재로선 가산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대신 막대한 이자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방침이다. KB금융은 올해 사회적 가치 확대 노력과 함께 은행권 맞춤형 소상공인 금융지원 계획에 맞춰 ▲폐업자 지원 ▲금리감면 및 만기연장 지원 ▲신규대출자금 공급 ▲소상공인 컨설팅 지원 등에 적극 동참할 예정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자이익을 벌게 해준 금융소비자들에 대해 혜택을 돌려드릴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며 "각 계열사들의 '1등 DNA'를 되살려 투자나 소상공인 지원 등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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