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통합법인 출범 후 최대 영업익
HD한국조선해양이 지난해 고부가선박의 매출 비중 확대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고부가선박의 발주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동안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의 조선부문 중간 자회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5조6386억원, 영업이익 1조4341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408% 늘어났다.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등 조선 3사도 호실적을 달성했다. 구체적으로 HD현대중공업은 매출 14조4865억원, 영업이익 7052억원을, HD현대삼호와 HD현대미포 각각 매출 7조31억원과 4조6300억원, 영업이익 7236억원과 885억원을 기록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고부가 친환경 선박의 매출 비중 확대와 건조 물량 증가로 조선·해양 부문의 전 계열사가 호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호실적은 LNG(액화천연가스)선이 이끌었다. LNG운반선은 선가가 약 2억6000만 달러 수준인, 대표적인 고부가 선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이 잠긴 이후 해상 운송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선사들의 발주도 자연스레 증가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LNG선을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쓸어담고 있다. 실제로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LNG운반선 수주잔량이 100척(HD현대중공업 60척, HD현대삼호 40척)에 달한다. LNG선의 가격이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여 수주 잔량이 매출에 반영되면 호실적이 전망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날 2024년 연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NG선 가격 추이는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되면서 바이든 정부에서 추진 중단했던 (에너지) 프로젝트들이 가시화됐을 때 임팩트는 굉장히 빠르게 나타날 걸로 예상된다. 실제로 몇 가지 대형 프로젝트들이 움직이고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영향이 너무 크니까 상대적으로 좀 적게 보이는데 나이지리아 그다음에 오만 그다음에 앙골라 여러 지역에서 LNG선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며 LNG 선의 견조한 수요를 전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유일한 경쟁국인 중국에 대한 전 세계적인 견제가 강화되고 있어 신조 수요가 증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미중 갈등 고조로 인한 리스크 회피 목적으로 선주들의 중국 발주 거부감이 실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남미, 아프리카, 중동 등 비서부권 경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그 부분을 겨냥한 신조 수요 가능성도 굉장히 증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독보적인 친환경 선박 기술과 그리고 선제적인 시장 공략을 통해서 제한된 슬롯의 가치를 더욱 부각시켜서 고수익 선박 수주 전략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조선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과 관련해서는 이달 내로 발주가 예상된다며 입찰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한화오션에서 수주했던 두 프로젝트와 유사한 프로젝트가 올해 2월 첫 발주 예상된다"며 "아직 정식 입찰 공고는 안 나온 상태지만, 입찰 참여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HD한국조선해양은 특수선 사업에 있어 급진적인 캐파 확장 투자는 불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전체 글로벌 트렌드도 그렇지만 현지 건조를 많이 요구를 하고 있다. 현지에 있는 조선소와 그들의 캐파, 인력을 활용하는 쪽으로 추세가 바뀌어 가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당장의 급진적인 케파 확장을 위한 투자는 불요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회사 측은 올해 조선 3사 수주 목표 146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수주잔량 3년치 이상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HD현대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는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전 사업 영역에서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며 "친환경 기술 개발과 생산 효율성 극대화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