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 13.5% 감소
신규 전산 시스템 구축 영향
“단통법 폐지 후 소모적 경쟁 어려워”
자사주 소각 일정 1분기 이후 발표
LG유플러스가 신규 전산 시스템 구축 등 비용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회사는 저수익 사업 정리를 올 상반기까지 완료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한편, AI DC(인공지능 데이터센터), AICC(AI컨택센터) 등 AX(AI 전환) 사업에 집중해 '서비스 수익 2%'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서비스 수익은 단말 매출을 제외한 전체 매출이다.
LG유플러스는 연결기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86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감소했다고 6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14조6252억원으로 1.8% 늘었다.
매출 성장은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 IPTV의 ‘AI 미디어 에이전트’ 등 유무선 서비스의 AX(AI 전환)에 따라 가입 회선이 늘어난 영향이다. 영업이익은 신규 통합 전산 시스템 구축으로 인한 무형자산 상각 비용과 통상임금 범위 확대 판결에 따른 4분기 일회성 인건비 등 반영으로 축소됐다. 회사는 AI 기술 적용이 용이하고 보안성을 강화한 전산망을 적용하고 있다.
사업별로 보면 모바일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6조4275억원을 기록했다. 이동통신(MNO)와 알뜰폰(MVNO)을 합한 전체 무선 가입 회선 수는 2851만5000개로 전년 대비 13.6% 늘었다.
IPTV와 초고속인터넷 사업으로 구성된 스마트홈 부문은 3.7% 증가한 2조50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솔루션, 기업 회선 등이 포함된 기업 인프라 부문 매출은 1조7055억원으로 1.3% 성장했다.
이동통신 시장에선 지난해 12월 단통법(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폐지 이후 사업자간 보조금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여명희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진행된 2024년 연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가입자 유치 활동이 소폭 많아지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단통법 이전처럼 소모적인 경쟁을 하는 것이 적합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사는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데 집중해 발전적인 경쟁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수익성 감소에 따라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저수익 사업 정리는 상반기까지 이어간다. 여 CFO는 “(작년에 정리한) 저수익 사업 대부분은 플랫폼 사업들이었다”며 “올 상반기 중 거의 다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경영 목표는 연결 기준 서비스 수익 2% 이상 성장을 제시했다. 여 CFO는 “원가경쟁력 확보 등 수익구조 개선 통해 이익 턴어라운드를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AI DC와 AICC에 자원을 집중해 전년도 이상의 성장을 달성하겠다”고도 했다.
올해 주주환원 정책도 지속 강화한다. 작년 배당금은 650원으로 확정했다. 영업이익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과 동일하게 책정했다.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인 배당 성향은 54.7%로 2023년 대비 11.5%p 증가했다.
올해에는 지난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검토하는 등 주주환원율을 순이익의 40~6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여 CFO는 “자사주 소각 일정은 1분기 이후 발표하고,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은 상반기 실적을 확인한 후 당기순이익의 20% 이내에서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주환원 규모를 지속 확대하려는 계획에 변동이 없다”며 “일정이 나오면 시장과 소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