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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라인망가 이 정도였어?"…'만화 본고장' 일본 심장부 달군 'K웹툰'


입력 2025.02.12 09:00 수정 2025.02.12 09:00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네이버웹툰, '입학용병'으로 日 첫 팝업스토어 개최

굿즈 100여종 마련…1인 최대 구매액 70만원 육박

"스크린 속 웹툰, 오프라인 확장…현지 IP 사업 본격화"

네이버웹툰의 일본어 서비스 라인망가가 IPX와 일본 도쿄 시부야에 웹툰 '입학용병'의 첫 팝업스토어를 개최했다. 많은 방문객이 팝업스토어 외관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11일 오후 일본 도쿄 시부야 한복판. 일본 트렌드의 중심이자 캐릭터 성지인 이곳에 웹툰 네온사인 보드 하나가 행인들의 눈길을 끈다. 거리를 지나는 이들을 사로잡은 이 작품, 글로벌 누적 조회수 15억 회를 기록한 웹툰 '입학용병'이다.


네이버웹툰의 일본 서비스 라인망가와 IPX(구 라인프렌즈)가 '입학용병'의 첫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이날 방문한 현장에는 기존 웹툰 독자들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팝업스토어 외벽에 붙여진 입학용병 포스터를 보고 매장에 들어오는 이들도 여럿 볼 수 있었다.


팝업스토어 현장에서 만난 한 방문객은 "앱(애플리케이션)으로 보는 만화는 거의 시간이 날 때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본다"며 "이번 팝업스토어 굿즈 목록을 보고 주인공의 학생증과 직원증은 무조건 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들뜬 기분을 드러냈다.


또 다른 방문객 아미 씨는 "주인공이 여동생을 구하려는 과정에서 강한 적에 굴복하지 않는 점이 인상 깊어 웹툰의 팬이 됐다"며 "현재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강의 중간에 친구들끼리 얘기할 때 '너 요즘 라인망가 뭐 봐'라고 말한다. 이게 일상적인 대화"라며 작품과 플랫폼에 대한 팬심을 드러냈다.


'입학용병' 팝업스토어 내부에 마련된 대형 미디어존.ⓒ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팝업스토어는 약 40평 공간의 대형 미디어존과 굿즈 판매 구역으로 이뤄졌다. 대형 미디어존은 방문객들이 입학용병 속 캐릭터들과 세계관에 몰입한 후 팝업스토어를 즐기도록 하기 위해 마련했다.


영상은 웹툰의 핵심 줄거리를 담고 있었다. 짧고 굵게 세계관을 전달하면서도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성우진 섭외에 신경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디어존 영상을 위해 일본 유명 성우인 사이토 소마가 주인공 목소리로 열연을 펼쳤다. 일본 히트 배구 만화 '하이큐!'에서 야마구치 타다시 역으로 유명해진 인물이다. 상영이 끝나자 스크린 속 캐릭터들과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약 40초 정도 포토 타임도 줬다.


'입학용병' 팝업스토어를 찾은 한 방문객이 포토카드 굿즈를 살펴보고 있다.ⓒ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굿즈 판매 존은 랜덤 상품을 구매한 후 떨리는 마음으로 이를 개봉하는 사람들, 캐릭터 판넬과 기념 사진을 찍는 사람들, 상품을 꼼꼼히 살펴보는 이들로 가득했다. 어린 아이를 데려와 함께 팝업스토어를 둘러보는 이들도 종종 보였다. 라인망가와 IPX는 웹툰 속 캐릭터들이 착용하는 의상 등 작품 속 아이템을 재현한 굿즈를 포함해 총 100여 종 이상의 상품을 준비했다.


입학용병의 락현 작가가 이번 팝업스토어를 위해 새로 그린 일러스트도 볼 수 있었다. 실물 크기의 주인공 등신대도 진열돼 있었는데, 이를 제작하기 위해 작가들이 캐릭터 키를 세부적으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릭터 등신대와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다나카 타이키 라인프렌즈 MD 겸 프로젝트 매니저는 "캐릭터가 풍부하고 작화가 아름다워 실제 일러스트를 활용해 상품화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일본에서는 랜덤 굿즈가 굉장히 유행하고 있는데, 이 때문인지 브로마이드 소재를 활용한 포토 카드와 랜덤 캔 뱃지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학용병' 팝업스토어에 마련된 실물 크기의 캐릭터 등신대. 타이어나 그물 등 소품도 현실감 있게 전시돼 있다.ⓒ데일리안 이주은 기자

현장에서는 일본 시장에서 라인과 라인망가의 인지도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사미 타마 씨는 "라인이라는 이름이 서비스명에 붙어있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며 "금전적인 부분에서도 기존 일본에서 사용하던 만화 플랫폼들과는 달리 사기 등이 없을 것으로 생각해 지금도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과 IPX는 이번 팝업스토어에 일본 내 입학용병 독자의 1%에 해당하는 1만명이 방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나카 매니저는 "이번 팝업스토어의 매출 목표는 5000만엔(한화 약 4억7823억원)"이라며 "입학용병 세계관에 많은 관람객이 몰입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웹툰은 이번 팝업스토어를 계기로 IP(지식재산권) 경험을 다각화해 일본 비즈니스 확장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지난해 5월 라인망가 단일 앱 기준으로 일본 내 앱 마켓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플랫폼 입지를 굳힌 만큼, 본격적으로 IP 사업을 통해 사세 확장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 캐릭터 및 라이선싱 시장은 2023년 기준 125억6000만 달러(한화 약 18조2785억원)로,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네이버웹툰 측은 "스크린에서만 접할 수 있던 웹툰 IP를 팝업스토어나 제품, 라이선스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경험으로 구현해 현지 팬들과의 접점을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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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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