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입학용병'으로 日 첫 팝업스토어 개최
굿즈 100여종 마련…1인 최대 구매액 70만원 육박
"스크린 속 웹툰, 오프라인 확장…현지 IP 사업 본격화"
11일 오후 일본 도쿄 시부야 한복판. 일본 트렌드의 중심이자 캐릭터 성지인 이곳에 웹툰 네온사인 보드 하나가 행인들의 눈길을 끈다. 거리를 지나는 이들을 사로잡은 이 작품, 글로벌 누적 조회수 15억 회를 기록한 웹툰 '입학용병'이다.
네이버웹툰의 일본 서비스 라인망가와 IPX(구 라인프렌즈)가 '입학용병'의 첫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이날 방문한 현장에는 기존 웹툰 독자들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팝업스토어 외벽에 붙여진 입학용병 포스터를 보고 매장에 들어오는 이들도 여럿 볼 수 있었다.
팝업스토어 현장에서 만난 한 방문객은 "앱(애플리케이션)으로 보는 만화는 거의 시간이 날 때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본다"며 "이번 팝업스토어 굿즈 목록을 보고 주인공의 학생증과 직원증은 무조건 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들뜬 기분을 드러냈다.
또 다른 방문객 아미 씨는 "주인공이 여동생을 구하려는 과정에서 강한 적에 굴복하지 않는 점이 인상 깊어 웹툰의 팬이 됐다"며 "현재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강의 중간에 친구들끼리 얘기할 때 '너 요즘 라인망가 뭐 봐'라고 말한다. 이게 일상적인 대화"라며 작품과 플랫폼에 대한 팬심을 드러냈다.
팝업스토어는 약 40평 공간의 대형 미디어존과 굿즈 판매 구역으로 이뤄졌다. 대형 미디어존은 방문객들이 입학용병 속 캐릭터들과 세계관에 몰입한 후 팝업스토어를 즐기도록 하기 위해 마련했다.
영상은 웹툰의 핵심 줄거리를 담고 있었다. 짧고 굵게 세계관을 전달하면서도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성우진 섭외에 신경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미디어존 영상을 위해 일본 유명 성우인 사이토 소마가 주인공 목소리로 열연을 펼쳤다. 일본 히트 배구 만화 '하이큐!'에서 야마구치 타다시 역으로 유명해진 인물이다. 상영이 끝나자 스크린 속 캐릭터들과 인증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약 40초 정도 포토 타임도 줬다.
굿즈 판매 존은 랜덤 상품을 구매한 후 떨리는 마음으로 이를 개봉하는 사람들, 캐릭터 판넬과 기념 사진을 찍는 사람들, 상품을 꼼꼼히 살펴보는 이들로 가득했다. 어린 아이를 데려와 함께 팝업스토어를 둘러보는 이들도 종종 보였다. 라인망가와 IPX는 웹툰 속 캐릭터들이 착용하는 의상 등 작품 속 아이템을 재현한 굿즈를 포함해 총 100여 종 이상의 상품을 준비했다.
입학용병의 락현 작가가 이번 팝업스토어를 위해 새로 그린 일러스트도 볼 수 있었다. 실물 크기의 주인공 등신대도 진열돼 있었는데, 이를 제작하기 위해 작가들이 캐릭터 키를 세부적으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릭터 등신대와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은 이곳이 유일하다.
다나카 타이키 라인프렌즈 MD 겸 프로젝트 매니저는 "캐릭터가 풍부하고 작화가 아름다워 실제 일러스트를 활용해 상품화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일본에서는 랜덤 굿즈가 굉장히 유행하고 있는데, 이 때문인지 브로마이드 소재를 활용한 포토 카드와 랜덤 캔 뱃지가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일본 시장에서 라인과 라인망가의 인지도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사미 타마 씨는 "라인이라는 이름이 서비스명에 붙어있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며 "금전적인 부분에서도 기존 일본에서 사용하던 만화 플랫폼들과는 달리 사기 등이 없을 것으로 생각해 지금도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과 IPX는 이번 팝업스토어에 일본 내 입학용병 독자의 1%에 해당하는 1만명이 방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나카 매니저는 "이번 팝업스토어의 매출 목표는 5000만엔(한화 약 4억7823억원)"이라며 "입학용병 세계관에 많은 관람객이 몰입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웹툰은 이번 팝업스토어를 계기로 IP(지식재산권) 경험을 다각화해 일본 비즈니스 확장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지난해 5월 라인망가 단일 앱 기준으로 일본 내 앱 마켓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플랫폼 입지를 굳힌 만큼, 본격적으로 IP 사업을 통해 사세 확장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 캐릭터 및 라이선싱 시장은 2023년 기준 125억6000만 달러(한화 약 18조2785억원)로,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네이버웹툰 측은 "스크린에서만 접할 수 있던 웹툰 IP를 팝업스토어나 제품, 라이선스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경험으로 구현해 현지 팬들과의 접점을 늘릴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