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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대신 무해…편안함 추구하는 방송가 [D:방송 뷰]


입력 2025.02.15 14:01 수정 2025.02.15 14:01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느리지만 낭만 있는 태도 ‘드뮤어’ 트렌드 반영

'슬전생'·'무쇠소녀단2' 등 힐링 드라마·예능 출격 앞둬

‘도파민’에 푹 빠졌던 방송가가 다시 ‘힐링’을 추구하고 있다. 한때는 막장 드라마가 젊은층의 이목을 끌며 ‘도파민 추구’가 방송가의 기본자세가 되기도 했지만, ‘피로도가 유발된다’는 반응과 함께 다시 ‘착한’ 콘텐츠가 주목받는 것이다. “팍팍한 현실 속 웃음이 필요한 시기”라는 공감대까지 더해져 힐링 예능, 코미디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채우고 있다.


CJ ENM은 지난 10일 열린 ‘콘텐츠 톡 2025’ 행사에서 올해 라인업과 콘텐츠 전략을 발표하며 ‘무해력’을 주요 키워드로 소개했다. IFM에 맞서는 청년 사장 이준호, 김민하의 활약을 담는 ‘태풍상사’, 매일 서초동 법조타운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어쏘(로펌에 채용된 소속 변호사 Associate Lawyer의 영어 명칭을 줄인 말) 변호사들의 뜨거운 이야기 담는 ‘서초동’ 등 기존 트렌드인 ‘도파민’을 추구하는 것도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느리지만 낭만 있는 태도를 뜻하는 ‘드뮤어’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도 대거 예고했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스틸ⓒtvN

청춘들이 꿈을 향해 성장하는 내용의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을 필두로 예능프로그램 ‘무쇠소녀단2’, ‘언니네 산지직송2’ 등 ‘힐링’에 방점을 찍은 예능들도 방송을 앞두고 있다. ‘무쇠소녀단’ 시리즈는 철인 정신으로 다져진 크루가 새로운 도전에 임하는 내용으로 전 시즌에서는 진서연, 유이, 설인아, 박주현이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는 과정을 진정성 있게 담아내 뭉클함을 남겼다면,‘언니네 산지직송’ 시리즈는 바다를 품은 각양각색의 일거리부터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제철 밥상 먹거리를 통해 힐링 예능의 진수를 보여줬었다.


‘시티투어’ 편으로 돌아온 ‘식스센스’도 ‘게임’의 비중을 덜고 편안한 재미를 전하는데 방점을 찍었다. 정철민 PD는 ‘콘텐츠 톡 2025’에 참석해 “게임을 없애고 편하게 돌아다니면서 도심 속 ‘핫플’을 차으며 가짜를 찾고 대화를 나누는 구성이 됐다. 편안한 분위기의 ‘식스센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었다.


큰 스케일의 서바이벌로 긴장감을 선사하던 넷플릭스도 일일 예능을 통해선 먹방, 여행 등 ‘일상적인’ 소재로 진입장벽을 낮춘다. 유튜브 플랫폼에서 특유의 차분한 톤으로 색다른 분위기의 토크를 선보이는 문상훈은 셰프 최강록이 뭉친 ‘주관식당’을 선보인다. 맛있는 한 끼 식사를 오롯이 즐기는 콘텐츠인 일본 ‘고독한 미식가’의 마츠시게 유타카는 성시경과 함께 ‘미친맛집: 미식가 친구의 맛집’을 진행한다.


“힘들고 지친 현실을 위로하는 웃음이 필요하다고 여겼다”며 시트콤의 부활을 시도 중인 KBS 또한 ‘도파민’ 대신 ‘무해함’을 선택했다. 김영조 센터장은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온 가족이 함께 유쾌하게 웃으며 즐길 수 있는 ‘킥킥킥킥’과 방송 앞둔 ‘빌런의 나라’를 언급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방송가에서 고수위의 장르물이 사랑을 받았었다. 2021년 사적 복수를 통해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짚은 ‘모범택시’ 시즌1이 흥행한 이후 ‘재벌X형사’, ‘지옥에서 온 판사’ 등 처절하지만, 카타르시스 넘치는 ‘사적 응징’을 통해 즐거움을 선사하는 장르물이 활발하게 제작이 됐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지옥에서 온 판사’는 응징 과정이 너무 적나라하고, 폭력적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고 자연스럽게 편안함을 추구하는 작품들이 방송가를 채우기 시작했다.


최근 SBS에서는 주인공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하는 ‘나의 완벽한 비서’와 같은 무해한 멜로가 1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을 받았다.


김호준 CJ ENM스튜디오스 CP는 “요즘처럼 어려운 시절에는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드라마가 공감을 이끌어낸다. 그 예가 힐링, 리얼리티”라고 최근 콘텐츠 트렌드를 분석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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