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회담서 종전 위한 '팀' 구성 합의
트럼프, '미러 정상회담' 이달 내 개최 암시
"푸틴이 중개자, 트럼프-김정은 이어줄 것"
'스몰딜' 우려 여전…"트럼프, 속내 다를 것"
얼어붙었던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논의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블라디미르 러시아 대통령과의 만남이 조만간 성사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북미 정상회담 역시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9일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된 미국과 러시아 간 고위급 회담에 대해 "매우 잘 진행됐다"고 평가하며 미러 정상회담이 2월 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뭔가를 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포악한 야만적인 행동을 멈추고 싶어 한다"며 "러시아를 위해 참전한 "북한군(Koreans)도 많은 수가 사망했다. 그들은 싸우기 위해 왔지만, 많은 수가 죽임을 당했다"고 언급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 아래 3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과 러시아 간 고위급 대면 접촉이 이뤄졌다. 미국과 러시아 양국 외무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주도한 장관급 협의에서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안을 놓고 협상을 한 후 "첫 단계에 합의했다"며 종전을 위한 '고위급 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위한 협의를 빠르게 추진하는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관계 개선 움직임이 가속화되면서 북미 정상회담 역시 조만간 성사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트럼프가 푸틴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하며, 그를 전쟁 당사국이 아닌 협상 파트너로 띄우고 있다"며 "이 같은 접근 방식이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크라 전쟁 종전 후에는 푸틴이 중개자로 나서 김정은과 트럼프의 만남을 이어줄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은 빠르게 성사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할 경우, 표면적으로는 현재와 같이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핵 군축 또는 핵 동결을 포함한 스몰딜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쳤다.
전 전 원장은 "비핵화는 공식적인 메시지일 뿐, 실제 협상이 시작되면 트럼프의 속내가 드러날 것"이라며 "북핵 문제를 놓고 '직거래'가 이뤄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이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며 반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트럼프가 북한과 본격적으로 협상을 시작하기 전 '비핵화'라는 원칙적 입장을 강조하는 것일 뿐"이라며 "실제 협상에서는 보다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통상적으로 행정부의 정책 윤곽이 나온 뒤 정상회담이 성사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트럼프는 이를 거치지 않을 수도 있다"며 "트럼프의 대북정책 자체가 김정은과의 만남"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트럼프는 러시아가 전범국임에도 불구하고 푸틴과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고 선언했다"며 "북한에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