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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한 불 껐지만, 내수 진작 어렵다…부작용만 수두룩" [2%대 기준금리]


입력 2025.02.26 07:04 수정 2025.02.26 07:04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기준금리 2.75%로…2년여 만에 2%대

"환율 상승에 물가 상승 압력, 내수 경기 부진 맞물려 타격"

"원화 가치 떨어지는 상황 경계 해야"

부동산시장 영향 제한적…서울 일부만 상승 예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통화방향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한국은행

지난 2022년 10월 이후 2년4개월 만에 2%대 기준금리 시대가 돌아왔다. 하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발목을 잡으며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불황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수 진작'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지난해 10월과 11월에 두 차례 0.25%포인트씩 금리를 인하해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3%로 낮췄다.


앞서 시장에서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민간 소비와 건설 투자 부진으로 내수 회복이 더디고, 수출 증가율도 둔화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단 판단에서다.


금통위 역시 금리 인하 이유에 대해 "물가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며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우리나라 경제전망률을 기존 전망치인 1.9%에서 대폭 하향한 1.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인 2% 보다도 낮은 수치다.


여기에 지난달 금통위 때 금리 동결 이유였던 환율이 당시 1460원대에서 2월 들어 1420원대까지 내려온 것도 부담을 덜어줬다.


한·미 금리 격차, 최대 1.75%포인트까지 벌어져
금리 인하로 대응했지만, 환율 여전히 '불안'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내수 진작에 도움이 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해서 과연 경기가 활성화될지 의문"이라며 "금리가 내려간다고 대출받은 사람들의 소비 여력이 더 생기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오히려 환율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내수 경기 부진과 맞물려 부작용만 상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금리 인하로 미국 기준금리(연 4.25~4.5%)와 격차는 최대 1.7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연준과 금리 결정이 엇박자를 낼수록 환율은 다시 급등할 수 있다. 금리 인하 결정 이후 환율은 전날보다 3.0원 상승한 1430.4원에 마감했다.


결국 금리 인하로 환율이 다시 불안정해질 경우 기준금리 결정의 최우선으로 삼는 물가 안정에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조 교수는 "금리 인하가 되레 원화 가치를 떨어뜨려 인플레이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은 이를 꾸준히 예의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고, 금리 인하 이외의 규제 완화 등 세밀한 대책과 정책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역시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이미 예상이 됐고, 실질적으로 기준금리를 낮춰봐야 내수 진작엔 큰 도움이 안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과거에도 금리를 낮췄을 때 내수 진작은 커녕 오히려 내수 악화 쪽으로 갔고, 환율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또는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며 "금리를 낮춘다고 해서 소비가 크게 늘기는 어렵겠다"고 지적했다.


DSR 등 대출 규제로 수요 증가 한계, 서울 일부 지역만 집값 상승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 회복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다만 고강도 대출 규제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서울 일부 지역에만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이번 금리 인하로 금융권에서 가산금리를 일부 조정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및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본격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시장금리(채권 금리) 하락이 지속될 경우, 주담대 금리가 4% 이하대까지 내려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부동산 시장의 유동성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가 유지되고 있고, 오는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있어 대출을 활용한 투자 수요 증가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양 수석은 "기준금리 인하는 강남권, 용산, 성수동 등 핵심지역의 주택 시장에 상승 모멘텀을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효과가 반영되기 시작한 강남권과 한강변 지역에서는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고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맞물리면서 매수세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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