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심판' 대장정 직후
여당 투톱, 중원 찾아 민심 보듬어
표면적으로는 '재보궐선거' 챙기기
'조기 대선' 대비 일환이란 평가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3개월이 넘는 대장정을 마친 가운데, 집권여당의 투톱이 중도층이 두터운 대선의 캐스팅보트 중원을 찾으며 '민심 잡기'에 나섰다. 표면적으로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이탈을 방지하려는 행보였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만에하나의 사태에 대비하며 물밑에서 조기 대선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시작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충청·호남권 광역·기초의원 연수'을 찾아, 당 조직의 '모세혈관'인 광역·기초의원들을 격려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무도한 민주당에 맞서 똘똘 뭉쳐 대응하자"며 당의 결속을 강조했고, 권 원내대표는 지방의원의 중요성 등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했다.
이어 권 비대위원장은 충남 아산시 온양온천전통시장을 찾아 4·2 충남 아산시장 재선거에 출마한 전만권 예비후보를 지원하며 민심을 살폈다. 시장을 둘러보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분식집·반찬가게·길거리 간식 가게 등을 방문해 음식을 구매하며 상인들과 교감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음식을 구매하면서도 "물가가 많이 올랐는데 그만 줘도 된다"며 상인들의 어려움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이고, 시민들과 사진 촬영을 진행하며 친밀감을 높였다. 또 시민들에게 "오늘의 주인공은 내가 아닌 전만권 예비후보"라고 재선거 후보를 지원사격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 상인은 권 비대위원장에게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 지금 장사가 잘돼야 할 때인데 정말 안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고, 또 다른 상인은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다. 진심과 열의를 다해 국민을 위해 열심히 나서주는 것을 TV를 통해 많이 배웠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평일 오후였던 만큼 시장 거리는 한산했지만, 최근 들어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였다. 아산 당원협의회 측은 "원도심 상권이 점점 쇠퇴하고 있다"며 권 비대위원장에게 최근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후 권 비대위원장은 전만권 예비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소상공인·여성·청년 간담회에 참석해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했다.
간담회가 끝난 직후 권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이 되고 지방에 다니긴 다녔지만 현장에서 직접 지역주민들과 접촉하는 기회는 거의 처음인 것 같다"며 "아산도 다른 지역하고 크게 다르지 않은데,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얘기가 많았다. 교육사업하는 분들은 그분들대로, 상인회는 소상공인대로 어렵다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중앙정부가 민생을 더 챙겨야 한다는 책임감이 들고, 또 여당으로서 죄송하다는 생각이 드는 기회였는데 여러 좋은 얘기도 많이 들었다"며 "전반적으로 어려운 부분에 대해 지자체에서 해결할 부분도 있고 중앙정부서 해결할 부분도 있을텐데, 세세히는 말을 다 못해도 지방정부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공천 받은 전만권 후보가 적극 해결하고, 중앙정부 역할은 내가 돌아가서 중앙정부 정책으로 해소되게 노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의 이러한 행보는 올해 상반기 재보궐선거 지원사격의 목적도 있지만, 동시에 만에하나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될 경우 이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올해 상반기 재보선의 선거일 자체가 유동적으로, 만약 3월 12일 이전에 윤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된다면 대선과 함께 치러지게 된다.
최근 국민의힘은 경제활력민생특별위원회를 통해 영세 사업장을 방문하고 현장 간담회를 여는 등 민생을 챙기는 모습을 보이면서 '조기 대선'과의 연관성도 굳이 부인하지는 않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조기 대선에 대비하고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하는 분위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 정치 평론가는 "국민의힘의 소상공인 관련 일정에 대해 그게 대선 준비 일환인지를 물었더니 '그런 건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부인하지만은 않더라"며 "국민의힘도 조기 대선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어, 현재 조기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