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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대통령 임기 -2년 세일


입력 2025.03.03 07:07 수정 2025.03.03 07:07        데스크 (desk@dailian.co.kr)

여야 주자들 합세, 이재명 포위

그러나 나라 만들 미래 비전 더 중요

두 달여 만에 공개 행보에 나선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극장에서 제2연평해전을 다룬 연극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를 관람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동훈이 임기 2년을 깎는 세일 전략을 가지고 여의도로 돌아왔다.


그의 선제 공세에 여야 잠재 후보들 다수가 앞 다퉈 호응, 임기 단축 개헌이 대세 물결을 탈 조짐이다. 이들의 ‘87체제’ 종식 합창에 홀로 소극적인 이재명이 포위된 형국인데, 그의 항복은 시간문제가 됐다.


한동훈은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탄핵 인용으로(그는 ‘만에 하나’란 표현을 썼다) 조기 대선이 이뤄진다면, 출마해 당선되더라도 3년만 하고 물러나겠다고 했다. 개헌 관철로 2028년 국회의원 총선과 다음 대선 시기를 맞춘다는 시간표다.


“87년 체제는 위대했다. 정치 세력 간의 절제와 자제가 뒷받침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쪽에서는 29번 줄 탄핵을, 다른 쪽에선 계엄을 꺼내면서 절제와 자제가 무너졌다. 체제를 바꿔야 한다.”

그는 3년 후 불출마도 공언했다. 이런 약속을 한 후보는 임기 단축 개헌 지지자들 가운데 그가 유일하다. 지난 총선 때도 비대위원장으로 여당을 이끌면서 스스로 국회 경험 기회를 포기했던 그의 단골 상품이 되고 있는 자기 밥그릇 버리기다.


“만약 올해 대선이 치러지면 새 리더는 4년 중임제로 개헌하고, 자신의 임기를 3년으로 단축, 2028년에 23대 총선과 대선을 함께 치러야 한다. 그때 대통령은 2028년 대선에는 당연히 불출마해야 한다.”

이재명이 이렇게 제 살 깎기 선언을 했다면 효과가 컸을 것이다. 그러나 보수 정당 내 경선 통과도 현재로서는 매우 어려운 잠룡이 복귀 명분의 하나로 던진 작전 구호라서 큰 화제가 되지 못했다. 한 후보의 말만 크게 키워 주지는 않는 언론의 ‘기계적 균형’ 원칙 때문에 더 부각되지 못한 면도 있다.


한동훈의 제안은 수명이 다했다고 정치인이나 논자들 모두가 말하는 ‘87체제’ 헌법을 임기 단축으로 반드시 폐기하자는 것인데, 많은 후보들 동참으로 의미가 커졌다. 차기 대통령 임기 3년 얘기는 그가 처음 제기한 건 아니다.


같은 당 오세훈과 유승민, 민주당의 3김(김동연-김부겸-김경수)도 비슷하게 해 왔다. 오세훈이 1번 타자로 87체제 문제점을 짚었다.


“(야당이) 요건에도 맞지 않는 (장관 등) 탄핵을 남발하고, 그 남발되는 탄핵에 대항하기 위해서 요건에도 맞지 않는 계엄을 동원하는 국가적인 불행은 시스템이 불완전해서 생긴 결과다. 만약 내각 불신임 제도와 의회 해산 제도라는 시스템이 있었다면 이런 일은 안 생겼다고 본다.”

오세훈은 한동훈보다 먼저, 더 구체적으로 40년 묵은 현행 헌법의 폐해를 지적하고 대안(개정안)까지 제시했다.


“개헌안과 동시에 대선을 치르는 게 안 된다면 모든 후보가 개헌을 약속하는 거다. 내각 불신임-의회 해산권을 주고 대통령 권한은 최대한 감소시키는 개헌안 지지 후보들이 나섰으면 좋겠다. 임기 2년 단축을 감수할 수 있는 후보가 나오는 것도 바람직하다.”

87헌법은 쿠데타 정권이 정통성 확보를 위해 5년 단임제를 내걸면서 권한은 무제한으로 강화한 데 가장 큰 문제가 있었다.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이다. 더 문제는 국회에도 제왕적 권한을 부여해 버린 것이다.


대통령 권한만 막강하게 하면 국민 불만이 높아질 것이라 보고 금배지들에게도 같은 칼을 줘 균형을 맞췄다. 이것이 그 뒤 두고두고 국회를 전쟁터로 만들 줄 당시 헌법 제정자들은 몰랐다. 입법 폭주는 물론 대통령 3명이 탄핵 소추되고 1명은 실제 탄핵, 또 한 명도 탄핵 위기에 처해 있다. 차기 대통령도 취임과 동시에 상대 진영으로부터 탄핵 노래를 듣게 될 것이다.


한동훈은 제왕적 의회 권력 분산을 위한 헌법 개정 아이디어로 양원제와 중대선거구제도 제안했다.


“지역구 의원은 그대로 두되 비례대표 의원을 상원으로 전환해 중대선거구제로 선거를 치르는 양원제를 도입하면 지역구도, 의석 독점을 타파해 국회에 견제와 균형이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러면 광주에서 국힘당 후보도 당선되고 대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더 많이 금배지를 달 수 있다. 정당과 국민이 변해서 지역감정과 진영 대결이 해소되기 어렵다면 인위적으로 제도를 바꿔서 국회의원 얼굴들을 바꾸는 것도 괜찮지 않은가?


개헌이 쉽지는 않지만, 이번엔 분명히 다르다. 계엄 때문이다. 바꿔야만 하는 이유를 모든 국민이 깨닫게 됐다. 이걸 후보들이 대세로 만들어 밀어붙여야 한다.


방법은 이재명 고립 작전이다. 기득권자인 그는 개헌 이야기를 자기 입으로 말하려 하지 않는다. 대권을 다 잡았는데, 굳이 임기 단축을 자초할 이유가 없다. 사법 리스크 때문에도 대통령 자리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한다.


여권과 야권 비명계들이 연합 전선을 펴 이재명이 개헌 약속을 안 받을 수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제왕적 대통령과 제왕적 야대 국회를 또 보고 싶으냐고 국민들에게 호소해야 한다.


그러고 나서 나라를 어떻게 바꾸고 만들어 갈 것인지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게 다음 단계다. 개헌이 전부는 아니다. 이재명의 민주당이 제왕적 의회에 제왕적 대통령까지 차지한다면 대한민국이 얼마나 위험하게 될지를 유권자들이 상상해 보도록 하자.


그러면 최악은 막을 수 있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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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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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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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 2025.03.03  05:06
    대선 때마다 극도의 혼란과 광기를 겪으면서 그 짓거리를 3년마다 하자고? 
    야! 
    그냥 이재명이 식으로 나라 팔아서 전국민이 나누고 끝내자하지 그러냐? 
    저거 똑똑한 놈인줄 알았더니 이제보니 그냥 기회주의자일세! 
    
    실망했다. 한동훈이... 
    넌 이제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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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m 2025.03.03  12:37
    여기는 배신자가 떠드는 곳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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