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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재명 박스권" 안심하다 첫 과반에 긴장…실책 및 대응책은


입력 2025.03.05 00:30 수정 2025.03.05 00:3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尹 선고 다가오는데 與 지지율은 하락세

李 양자대결 과반…권성동 "추세 보겠다"

반탄 집회 몰입 등 '지지층 결집' 치중 원인

반명 정서로 돌파 전략…"尹과 거리둬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사진 가운데)가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불참으로 파행된 국정협의회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양자대결 과반 돌파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국민의힘 내에서 긴장감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기조이지만, 이런 여론조사 지형이 유지된 채로 조기 대선이 열린다면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여론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 결과는 존중하고, 추세를 한번 살펴보겠다"며 "일정한 경향성이 있는지, 튀는 여론조사 결과인지 봐야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6~28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37.6%, 민주당은 44.2%였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5.1%p 하락한 반면 민주당은 3.1%p 상승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5~27일 전화면접 조사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은 36%, 민주당은 38%였다. 두 정당의 격차는 2%p로, 전주 보다 격차가 다소 좁혀졌다. 하지만 차기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되길 바란다는 응답자가 51%에 달했다.


여론의 '캐스팅보트'로 여겨지는 중도층 민심도 민주당에 쏠린 형국이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중도층의 정당별 지지율은 국민의힘 30.1%, 민주당 45.8%로 나타났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중도층의 22%가 국민의힘을, 40%가 민주당을 지지했다.


조기 대선을 가정한 양자대결에서 이 대표가 여권 대권주자를 상대로 과반을 넘겼다는 결과도 나왔다. 리얼미터의 양자대결에서 이 대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50%를 얻으며 김 장관(31.6%)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상황이 이렇자 국민의힘 내에서 우려가 분출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조기 대선을 치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여론조사 추이가 당에 불리하게 흘러가는 형국"이라며 "중도층 이탈 원인이 크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 대표의 지지율이 오른 건 국민의힘 실책의 반사 효과다. 국민의힘이 탄핵 반대에 올인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보가 원인"이라며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하는 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보이지만, 계엄 옹호로 비춰지면 곤란하다"라고 말했다.


엄 소장은 이어 "헌재에 대한 공정성을 문제 삼는 건 괜찮지만 '처단한다' 등의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발언들을 쏟아내는 게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최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 헌법재판소의 불공정성과 편향성을 연일 지적하고 있는 것 등이 이런 행보로 해석된다. 특히 개별 의원들이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며 강성 발언을 쏟아내는 것도 지지층 결집 효과를 의도한 것이란 분석이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이날 MBC 방송에서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민주당이 지금 170석인데 대통령 행정부 권력까지 가져간다고? 그러면 앞으로 누가 누구를 견제할 수 있지?'라는 불안감이 있다"며 "그 불안감 때문에 지금 탄핵과 관련해서도 중도 민심이 확 쏠리거나 이러지 못하는 것이라고 예측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28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헌법재판소 공개탄원서 헌정질서·법치주의 수호 및 사회안정·국민통합을 위한 헌법·법률·양심에 따른 공정한 평의 촉구 탄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집토끼' 전략에 집중해온 국민의힘은 중도층에서도 여전히 이 대표에 대한 반감이 있는 만큼 '반(反)이재명' 전략을 더욱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한국형 엔비디아 지분 공유론', 상속세 완화 주장, 민주당의 국정협의체 거부 등을 비판하면서 '진정성' 논란을 키우고 있다.


특히 이 대표가 이달 말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게 되면 '반명 정서'가 더욱 확산할 것으로 보고, 이 대표 사법리스크 부각에 당력을 모으고 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회 안정과 사법부 신뢰 복원을 위해 여야 합의로 대법원에 6월 26일 이내 최종심 판결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민주당에 제안한다"고 압박했다.


여권의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KBS광주 라디오에서 "국민의힘이 지금과 같이 너무 극우화되면 안 된다"며 "이 대표가 중도보수라고 떠들면서 우리 안방까지 쳐들어오고 있는데 이럴 때는 중도에서 우리가 비록 지금 굉장히 불리한 판이지만 이 대표와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안철수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이번 대선은 중도가 결정하는, 중도 표를 한 표라도 더 가지고 오는 사람이 이기는 선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국민의힘 지지층, 보수우파 분들도 이제는 윤 대통령과 거리에서라도 거리두기를 하면서 보수를 리셋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그래서 윤 대통령이 대통령직에 복귀하는 모습을 기대하면서 무리한 주장을,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를 파괴하고 시스템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모습과 행태는 더 이상 보여주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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