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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토는 되고, 캐피탈사는 안 돼"…자동차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의 허(虛)


입력 2025.03.07 08:08 수정 2025.03.07 08:08        데스크 (desk@dailian.co.kr)

이달 중 2.0 출시 예정이지만

수수료율 갈등 걸림돌 존재해

"신규 사업자 진입하게 해야"

자동차보험 이미지. ⓒ연합뉴스

이번 달 자동차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추천 서비스)를 개선한 2.0 서비스 출시가 예정돼 있다.


이 서비스는 당초 지난해 1월 소비자 편익과 보험사간 경쟁 촉진을 위해 도입된 바 있다. 자동차 및 여행자 보험 등 자발적 가입률이 높은 보험상품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비교·추천돼 보험료 절감 및 가입 편의성 제고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2500만대 이상의 자동차 보험 가입이 이뤄지는 국내 자동차 보험시장은 매출 규모만 20조원을 상회하는 빅마켓이다.


하지만 1년여 동안 시행되는 동안 추천 서비스를 통한 자동차 보험 가입률은 극히 저조했다. 추천 서비스 이용자는 많았지만 이중 실제 가입률은 채 10%도 되지 않았다. 플랫폼에서 서비스 비교만 이뤄지고 가입은 보험사의 다이렉트(CM) 채널을 통해 이뤄졌다.


흥행의 실패 원인은 크게 2가지이다. 플랫폼 가입 시 적용되는 보험료가 손보사의 CM채널 가입 보험료에 비해 높다. 이는 보험고객 이탈 예방을 위한 손보사의 전략적 조치로 사실상 보험상품의 온라인 플랫폼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


다음으로 플랫폼에서 보험 가입 시 금융소비자는 보험계약 만기일, 차량 정보를 직접 입력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이는 기존에 이용하던 손보사의 CM채널 가입 시 불러오기를 통해 차량정보 등의 매번 입력을 줄이는 것에 비해 번거롭다.


이로써 금융당국은 추천 서비스 문제점을 개선한 2.0 서비스를 이번 달 중 시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2.0 서비스의 활성화를 기대하기에는 여전히 커다란 걸림돌이 있다. 보험사와 핀테크사간의 수수료율 갈등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추천서비스의 경우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운영중인 네이버·카카오·토스(네카토) 등에게 손보사가 플랫폼 이용 수수료를 지급한다.


수수료율을 내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보험사와 플랫폼 업체간의 원활한 협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2.0 서비스의 출시가 늦어지고 있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추천서비스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가 필요해 보인다. 현재 캐피탈사의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한 추천서비스 제공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네카토 등 테크핀 업체의 혁신금융서비스 차원의 추천서비스는 가능한데 오랜기간 자동차 금융을 취급하고 경쟁력 있는 중고차 플랫폼을 갖춘 캐피탈사를 배제하는 것은 업권간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자동차 할부·리스를 주요 업무로 취급하는 캐피탈사의 특성상 차대번호 및 자동차 연식 등 소비자의 차량정보를 보유하고 있어 캐피탈사의 추천서비스 허용시 현재 플랫폼을 통한 보험가입시 요구되는 소비자 차량정보 입력의 번거로움이 줄어든다.


또한 공유경제 활성화를 계기로 중고차를 대상으로 한 할부·리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고차 거래 플랫폼은 많은 소비자가 이용하는 대표적인 흥행 플랫폼이 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가 자동차 할부·리스 서비스와 연계한 자동차 보험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다면 원스톱 서비스로서 소비자의 거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추천 서비스가 최근 자동차 할부금융 및 리스 서비스 이용 시 많이 이용하는 번들링(bundling service) 서비스와 연계될 경우 소비자의 거래 편의성이 높아진다.


즉 소비자의 자동차 보험료를 리스 또는 할부금융의 월납입금에 추가해 간편 납부가 가능하다.


또한 자동차 보험 가입 또는 갱신 시에 일시납 보험료를 12개월 무이자 서비스로 리스 및 할부의 월 납입금에 포함시킬 경우 소비자의 보험료 비용부담도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


더욱이 대형 캐피탈사의 추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경우 소비자 확보차원에서 손보사보다 낮은 보험료를 제공할 것으로 보여 경쟁촉진을 통한 손보사의 보험료 인하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는 과점체제인 자동차 보험시장의 경쟁을 강화시키는 정책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추천 서비스는 소비자가 자동차보험과 같이 전 국민이 이용하는 자발적 보험상품의 가입 선택의 폭을 넓히고 보험료를 인하하는데 정책의 취지가 있다.


하지만 플랫폼 수수료율을 주요 수입원으로 고려 중인 핀테크와 자사의 보험상품만을 판매하려는 손보사의 이해관계가 맞서는 상황에서는 추천 서비스의 정책목표 달성에 한계가 있다.


결국 보험료의 획기적 인하가 가능하고, 충분한 소비자 차량 정보를 갖고 특정 보험상품 판매에 제한이 없는 신규 사업자의 시장진입이 시급하다.


즉 충분한 자본력을 갖추고 자동차 금융 사업을 지향하는 캐피탈사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중고차 금융 플랫폼 경쟁력을 갖춘 대형 캐피탈사의 추천 서비스 시장 진입이 시급하다. 캐피탈사의 추천 서비스 제공은 민간소비 진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할부금융과 추천 서비스를 연계한 자동차 및 보험가입이 동시에 이뤄질 경우 보험료 인하 등 소비자의 비용이 줄어들 수 있어 자동차란 고가의 내구재 구매 촉진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 / rmjiseo@hanmail.net)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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