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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가격 ‘인하’ 가닥에도…수익성 악화에 협상 ‘난항’


입력 2025.03.10 06:00 수정 2025.03.10 06:00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9만1900원 vs 9만900원 ‘팽팽’ 속 결렬

수도권 레미콘 가격 ㎥ 당 9만3700원

시멘트→레미콘→공사비 연쇄 상승 구조

레미콘 공급 가격을 두고 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 간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레미콘업계에서 공급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으나 건설업계는 레미콘업계가 써낸 가격보다도 더 낮은 가격을 요구하며 협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뉴시스

레미콘 공급 가격을 두고 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 간 극한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 레미콘업계에서 공급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으나 건설업계는 레미콘업계가 써낸 가격보다도 더 낮은 가격을 요구하며 협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10일 건설업계와 레미콘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와 수도권 레미콘 실무자 모임인 영우회가 제 10차 협상을 열고 수도권 레미콘 가격에 대한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국 결렬됐다.


영우회에서는 현재 수도권 레미콘 단가인 ㎥다 9만3700원보다도 낮은 9만1900원을 제안했지만 건자회에서는 9만900원으로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건설업계에서는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유연탄 가격 등이 하락한 점을 들어 시멘트와 레미콘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23년 7개 시멘트 업체에서는 시멘트 원재료인 유연탄 가격 상승과 친환경 설비 투자 확대 등을 이유로 톤(t)당 10만원대에서 11만20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이에 따라 시멘트를 원료로 하는 레미콘 가격도 상승 압박을 받으며 지난 2023년 8만8700원에서 지난해 9만3700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문제는 원자재 값이 오르며 연쇄적으로 공사비가 상승했고 이에 따라 건설사들의 수익성도 크게 악화돼 한계에 내몰렸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전체 건설공사 비용의 30~40%를 차지하는 원자재 값이 최근 몇 년 동안 큰 폭으로 올랐는데 공사비에 레미콘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이 문제”라며 “최근 레미콘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요인이 있다고 판단돼 업계에서도 인하 요구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공사비가 오르게 되면 분양가도 상승하는데,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 분양률이 낮아지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며 “건설업계에서도 원자재뿐 아니라 인건비까지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이를 다 분양가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인하 요인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절감을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건설공사비지수(잠정)는 130.99로 지난 2020년 1월 99.86 대비 약 30% 급등했다.


이에 따른 분양가격도 지속적으로 우상향 중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하는 분양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해 전국 민간아파트 3.3㎡ 당 평균 분양가는 1889만6000원으로 1년 전 대비 8.6% 올랐다.


하지만 레미콘 업체들도 시멘트 가격이 인상된 상황에서 공급 가격을 낮추긴 어렵단 입장이다. 여기에 인건비와 운반비 인상분을 감안하면 가격을 인하할 경우 레미콘 업체들의 수익성 역시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레미콘업계 한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도 올랐지만 전력요금과 운반비 등도 인상된 부분을 반영하면 가격을 내리긴 어렵다”며 “건설현장 수요도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시멘트와 레미콘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에 대한 상호 갭(차이)이 1000원으로 좁혀졌는데 조만간 협의를 통해 차이를 더 줄여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레미콘 업체들은 시멘트사와 건설사들 사이에 껴서 가격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임정희 기자 (1j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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