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연내 목동신시가지 14곳 모두 정비구역 지정 목표
용적률 낮고, 대지지분 높고…돈 돌려받고 재건축 ‘이례적’
줄줄이 신고가 경신…“호가 오르고 매수 문의도 잇따라”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일대 재건축이 일제히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의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 정책과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기대감 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다.
11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는 목동14단지 정비계획(안)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을 고시했다.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가운데 6단지에 이어 두 번째다.
14단지는 목동신시가지 중 최대 규모 단지다. 이번 고시에 따라 이곳 단지는 용적률 300% 이하를 적용 받아 최고 49층 이하, 5123가구(임대 729가구)로 탈바꿈하게 된다.
양천구는 “연내 14개 단지 모두 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목동아파트 재건축을 신속하게 이끌어 안정적 주택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목동신시가지 1~14단지 모두 안전진단을 통과해 재건축을 본격 추진 중이다. 정부가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하면서 대거 수혜를 입은 셈이다.
이 중 10개 단지가 연달아 정비계획안을 공개했다. 양천구는 정비계획안이 공개되지 않은 나머지 4개 단지(1·2·3·11단지)에 대해서도 상반기 주민 공람을 실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단 방침이다.
목동신시가지 14개 단지 중 현재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6단지다. 지난해 8월 정비 구역 지정 이후 올 상반기 내 조합설립인가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양천구의 계획대로 올해 모든 단지가 정비 구역으로 지정돼 향후 재건축이 이뤄지면 현재 2만6629가구 규모의 목동신시가지 일대는 5만3000가구 규모로 거듭날 전망이다.
목동 재건축 단지들은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조합원 추가 분담금 부담이 가중되면서 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강남권과 여의도 일대 단지와는 분위기가 상반된다.
사업성이 뛰어나 조합원 상당수가 환급금을 돌려받을 것으로 기대돼서다. 일부 단지는 수 천만원에서 많게는 수 억원까지 환급금을 돌려받을 것으로 추산됐다.
목동5단지의 경우 기존 15층, 1848가구를 최고 49층, 3832가구 규모로 신축한다. 용적률이 116.7%로 14개 단지 중 가장 낮고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이 96.4㎡로 가장 크다. 5단지 비례율은 100.4% 정도인데, 만약 전용 65㎡를 보유한 조합원이 전용 84㎡로 평수를 넓혀 이동하더라도 약 1억 1500만원 가량을 돌려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천구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그간 발목을 잡던 종상향 문제가 해결된 것도 영향을 미친다. 목동신시가지 1~3단지는 2004년 서울시 용도지역 세분화 과정에서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설정된 뒤 주민들이 종상향을 지속 요구한 바 있다.
양천구는 종상향 허용 조건으로 공공지원 민간임대 등의 기부채납 대신 개방형 공공녹지 ‘목동그린웨이’를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하면서 서울시로부터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하는 조건부 승인을 받아냈다.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에 이어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일대 토허제 해제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한 몫 하고 있다. 목동은 다음 달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여부 심의를 앞두고 있다.
아직 규제가 풀리지 않았음에도 일대 단지는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13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4일 직전 거래 대비 1억5500만원 오른 18억6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10단지 전용 106㎡는 지난달 6일 21억5000만원에 매매 계약을 맺으며 직전 신고가(19억7500만원)를 갈아치웠다.
목동 소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초기 단계이고 집값이 앞으로 오르기 시작할 거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규제만 풀리면 사겠다는 문의가 꽤 많이 들어온다”며 “집주인들도 호가를 올리거나 오히려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3~4년간 거래를 돌아봐도 추세적으로 계속 우상향하고 있는 점은 토허제가 풀리지 않은 데 대해 일부 주민들의 불만은 여전하지만 시장은 그와 별개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학군이 탄탄하고 재건축 사업성도 높다 보니 투자 목적이 아니더라도 실거주 목적으로 유입되는 수요가 많다”고 덧붙였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 IAU 교수)은 “목동신시가지의 경우, 공사비가 오르면 그만큼 일반 분양가가 올라갈 수 있는 부분이어서 대부분 단지 조합원들이 환급금을 돌려받거나 분담금 부담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사업성이 굉장히 좋다”며 “앞으로의 시장 상황은 더 두고 봐야겠지만 공사비 급등 등 현재 정비사업 추진 시 불거지는 이슈에 휘둘릴 가능성은 적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