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출신 린가드,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에 불만 표출
전북은 AFC로부터 잔디 불가 판정, 전주 떠나 용인서 중립경기 촌극
2031년 아시안컵 유치 공약 이행 위해서는 잔디 상태 개선 절실
최근 한국 축구의 최대 이슈는 잔디 문제다.
역대 가장 이른 개막으로 추운 날씨에 잔디가 딱딱하게 얼어붙어 선수들이 부상 위험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고, 이는 경기력과도 직결돼 여기저기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 축구의 성지로 울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논두렁 잔디’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국제적으로도 망신살이 뻗쳤다.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출신 제시 린가드(FC서울)는 K리그 경기 도중 잔디에 발이 걸려 큰 부상을 당할 뻔했고, 결국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상태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를 통해 전세계 축구인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의 실태를 간접적으로 알게 됐다.
물론 논란은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뿐만이 아니다. K리그 전통의 명가 전북 현대는 홈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부터 부적합 판정을 받아 챔피언스리그2(ACL2) 홈경기를 안방이 아닌 170km 떨어진 용인 미르 스타디움에서 치르는 불똥을 맞기도 했다.
국제적 망신을 당한 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이 잔디 긴급 복구를 발표했지만 매년 되풀이되는 논란에 이마저도 임시적인 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한국 축구를 총괄하는 대한축구협회, 4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회장이 직접 나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잔디 문제는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핵심 공약 가운데 하나인 2031년 아시안컵 유치와도 직결돼있어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
갖은 논란 속에 4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회장은 당선 이후 하루 만에 2031년 아시안컵 개최에 대한 ‘유치 의향서(Expression of interst to host)’ AFC에 제출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잔디 상태에 퇴짜를 놓은 AFC가 현재로서 한국의 손을 들어줄리는 만무하다.
결국 정몽규 회장이 자신의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획기적인 잔디 개선을 위해 팔을 걷고 나서야 한다.
일단 정 회장은 자신의 숙원 사업인 천안축구종합센터가 잔디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개발(R&D)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2일 충남 천안의 축구종합센터 건설현황 미디어 브리핑 행사에서 “축구종합센터가 잔디와 관련해 많은 R&D를 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잘해 나갈 것”이라며 “일본은 (봄, 여름은) 난지형 잔디를 깔고, 가을에 한지형 잔디를 그 위에 깐다고 들었다. 우리도 점점 기후가 변하는 만큼,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전부터 ‘소통’을 내세워 쇄신을 이루겠다는 각오를 계속해서 드러냈다.
최근 일련의 잔디 사태에 대한 축구인들의 외침을 정몽규 회장이 모를 리는 없을 터. 과연 그가 해결사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