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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 떠나는 정홍근… '소노에어' 꿈꾸는 대명소노의 셈법


입력 2025.03.17 14:49 수정 2025.03.17 14:49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정홍근 대표, 오는 31일 티웨이 경영 마침표

항공기 38대 기단, 40여개 노선… 장거리까지 확보

대명소노표 티웨이, 에어프레미아 합쳐 '시너지' 구상

ⓒ티웨이항공

LCC(저비용항공사) 업계 최장수 CEO인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가 이달 말 임기를 마친다. 정 대표가 10년간 애지중지 키워온 티웨이항공이 대명소노 품에 안기면서다. 사명 변경을 통해 티웨이를 지우고 2대주주로 있는 에어프레미아와 통합 시키는 방안 등을 구상 중인 가운데, 어떤 변화를 맞게될 지 관심이다.


향후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하더라도 기체 확보 등을 위해선 대규모 추가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가운데, 덩치를 키우면서 재무 구조 개선까지 이뤄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 14일 티웨이항공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3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마지막으로 회사를 떠난다"고 밝혔다. 신임 대표이사는 대명소노그룹의 추천으로 정기 주총를 거쳐 선임될 전망이다.


정 대표는 항공업계에서만 40년 경력을 쌓은 전문가로, LCC 업계 최장수 CEO로서 티웨이항공에 9년여간 몸담으며 굵직한 사업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1986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국내선 영업팀장, 일본 나고야 지점장 등을 거쳤고, 티웨이항공에는 2013년 합류해 2015년 12월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이후 2018년 기업공개(IPO), 2022년 인천∼시드니 LCC 최초 취항, 2024년 유럽 진출 등을 이끌었다.


대명소노에 안긴 이후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회사 운영을 위해 정 대표가 4연임에 나설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결국 퇴임 수순을 밟게 됐다. 대명소노로선 항공업 진출을 본격화한 만큼 기존 티웨이를 지우고 '소노' 아이덴티티를 확립해야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대명소노는 현재 2대 주주로 있는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해 티웨이항공과 통합운영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중단거리 노선에서는 오랜기간 쌓은 탄탄한 경험치가 갖춰진 데다, 최근 대한항공 기업결합 과정에서 넘겨받은 유럽 노선에 에어프레미아의 미주 노선까지 더해지면 단거리와 장거리를 모두 아우르는 항공사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만한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에어프레미아 인수에 대한 의지도 강력하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0월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 JC파트너스의 지분 절반(11%)을 581억원에 확보한 바 있다. 올해 6월 이후에는 나머지 11%의 지분을 추가 매수할 콜옵션(주식매수 청구권)도 확보한 상태다.


대명소노는 기존 갖고있던 숙박, 골프장 등 사업을 항공사업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대명소노는 최근 괌 온워드리조트앤골프 소유한 ‘온워드 망길라오 골프클럽’과 ‘온워드 탈로포포 골프클럽’을 인수했다. 국내에서도 현재 3개 골프장을 운영 중이며, 지난해에는 프랑스 파리와 하와이에 있는 호텔도 인수한 바 있다.


다만,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항공업계 재편 움직임이 빨라진 상황에서 직면해야할 문제도 적지않다.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해 '통합 진에어(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에 대응할 수 있는 규모로 몸집을 불린다 하더라도, 주요 경쟁력이 될 장거리 노선에서의 안정적인 운영이 담보돼야한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대한항공으로부터 이관받은 장거리 운항 인력을 2년 내 반납해야한다. 2년 안에 자체적으로 장거리 인프라를 확충해야 하지 않으면, 유럽 노선 운항을 지속하기 어렵다. 2년 내 작년 이관 받은 이후 현재까지 끊이지 않는 항공기 지연 등 운항 불안정과 관련한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재무구조 개선도 걸림돌이다. 현재 티웨이항공의 부채비율은 542%, 인수를 노리는 에어프레미아는 자본잠식 상태가 2년 넘게 이어지며 지난해 9월 국토부로부터 재무구조 개선명령을 받은 상태다.


대명소노그룹은 소노인터내셔널에 대한 IPO를 준비하면서 추가 자본 확보 방안을 구상하고 있지만, 향후 항공사 운영 과정에서 투입될 추가금까지 고려하면 속도감 있는 사업 확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항공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티웨이항공의 장거리 노선 항공기와 전문 인력을 충원해야하고, 향후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할 경우에도 추가적인 기체 확보 등 숙제가 남아있다. 빠르게 기단 규모를 키워 운항횟수를 늘리고, 안정적인 운영을 증명해야하는 상황인 만큼 충분한 자금력은 필수 조건이다.


한편, 대명소노가 올 6월 에어프레미아 인수에 성공할 경우 LCC업계의 지각변동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보유 항공기 58대로 압도적인 1위에 오르게 될 통합 진에어에 이어 대명소노가 43대를 보유해 2위로 올라서게 된다. LCC업계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제주항공은 3위에 안착하게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대명소노가 항공업의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어서 LCC 업계의 급격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면서 "결국 대형에 준하는 항공사들의 탄생이기 때문에 안 좋은 점만 있다고 보기 어렵다. 혼돈이 있을 수 있겠지만, 경쟁을 통한 성장이 더 기대된다"고 밝혔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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