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지속
ROE 10% 등 가치제고 계획 강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SK㈜ 대표이사로 재선임됐다. SK는 올해도 비핵심 자산 매각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구조조정)을 이어가며 불확실한 대외 환경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경영 체질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제34기 SK㈜ 정기 주총에서는 최 회장과 강동수 PM 부문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이관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과 정종호 서울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최 회장은 2015년 통합 지주사 출범 이후 11년째 대표이사직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재선임으로 3년 임기를 다시 시작하게 됐다.
이날 주총 의장을 맡은 장용호 SK 사장은 “고금리·고물가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국내 정세 불안 등으로 불확실성이 컸던 지난해에도 SK㈜는 배당 수익과 브랜드 수입을 기반으로 별도 기준 매출 3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자회사 지분과 투자 포트폴리오의 매각을 적극 추진해 다수의 거래를 성사시켰고, 올해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바탕으로 리밸런싱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수익성 제고와 사업 구조 개선을 위해 리밸런싱 작업을 본격화해왔다. 지난해 SK스퀘어는 보유 중이던 크래프톤 지분을,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 지분을 매각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합병 법인을 출범시켰고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 모듈 기업 에센코어와 산업용 가스 생산 기업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작년 SK는 반도체 특수가스 제조사 SK스페셜티 지분 85%(약 2조7000억원 상당)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장 사장은 “이러한 움직임은 자산 효율화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고 당사의 부채비율 및 단기 차입 비중 축소에도 기여했다”고 말했다.
자회사 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도 강조됐다. 장 사장은 “운영개선(OI) 전략을 통해 자회사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현금흐름을 효율화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자회사들의 위기 대응 능력도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빠른 OI를 통한 내실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SK그룹은 OI를 각 사업의 수익성과 재무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사적 실행 전략으로 삼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주주환원 기조도 이어진다. 장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내 지주사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으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26년 8%, 2027년 이후 10% 이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SK스페셜티 매각 이익을 활용해 올해는 보통주 기준 주당 7000원의 배당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장 사장은 “2025년에도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다양한 외부 변수들이 지속될 것”이라며 “SK는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투자 기반 마련을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함께 높여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