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개한 공중통제기 탑승한 김정은
러시아제 수송기에 레이돔 올린 형상
北, 관련 내용 언급 없고 사진만 보도
합참 "요격에 취약…러시아와 연관성"
북한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와 신형무인전략정찰기 실물을 사진을 통해 처음 공개했다.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재래식 역량을 빠르게 현대화하려는 북한군의 의도가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 공군이 운영 중인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와 외형이 닮아 기술적 수준이나 완성도에 대해파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2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5∼26일 무인항공기술연합체와 탐지전자전연구집단의 국방과학연구사업을 참관·지도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시험에서는 각이한 전략 대상들과 지상과 해상에서의 적군의 활동을 추적 감시할 수 있는 탐지 능력을 갖춘 신형무인전략정찰기의 혁신적인 성능이 확증됐다"며 "다양한 전술 공격 임무수행에 이용할 수 있는 자폭 무인기들의 타격 능력이 남김없이 과시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은 공중통제기에 직접 탑승해 내부에서 동행한 군 간부들에게 여러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공중통제기 내부 화면에는 한반도 지도로 보이는 사진이 게시돼 있었다. 또 군사분계선(MDL)으로 보이는 보라색 선도 확인됐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공중통제기는 러시아제 수송기 일류신(Il)-76에 레이더 안테나의 방수·방진용 덮개인 레이돔이 올려진 형상이다. 레이돔은 레이더와 돔의 합성어다. 이런 형태의 공중통제기는 중국과 인도도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을 보면 레이돔은 원형으로 원 안에 삼각형이 그려졌다. 삼각형은 세 방향을 각기 고정 감시하는 레이더가 내부에 배치됐다는 의미로 추정된다.
다만 북한은 이날 사진으로는 이 항공기를 공개했으면서도 글 기사에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온전히 자신들의 기술로 완성한 무기체계가 아니고 러시아나 중국의 도움이 절대적이었기 때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통제기에 대해 "굉장히 둔중하고 요격에도 취약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정상 운영이나 효용성 측면에서 새로운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내부 장치와 부품들은 러시아와 연관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항공기 기종 자체는 북한이 보유하고 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또 자폭 무인기들이 지상에 있는 전차 등을 타격하는 장면도 지켜봤다. 미국의 글로벌호크(RQ-4)와 외형이 닮은 무인정찰기 비행 모습도 참관했다.
북한은 지난 2023년 7월 무장장비전시회에서 글로벌호크와 유사한 전략무인정찰기를 공개한 바 있다. 같은 달 진행된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전승절) 열병식 보도에서 '샛별-4형'으로 칭한 이 무인정찰기의 비행 장면이 나왔다.
이번에 김 위원장이 참관한 무인정찰기는 2023년 당시 공개된 무인정찰기보다 날개가 좁고 길어진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무력현대화건설에서 무인장비와 인공지능(AI) 기술분야는 최우선적으로 중시하고 발전시켜야 할 부문"이라고 강조했다.
통신은 "무인무장장비개발생산에서 질량적, 기술적 변혁을 연속적으로 가속화하고 작전능력 고도화를 실현하기 위한 과학적이며 실용적인 방향과 방도들을 다시금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탐지전자전연구집단이 새로 개발한 정찰 및 정보수집 수단들과 전자교란공격체계들의 성능과 향후 계획에 대해 파악했다.
그는 "현대적인 기술이 도입된 우리의 특수한 수단들은 잠재적인 위협을 감시하고 관건적인 정보를 수집하는 데서 커다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적의 각이한 전투수단들을 무력화시키는 데서 충분한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새로운 전자교란공격무기체계가 개발·생산되기 시작한 데 대해 커다란 만족을 표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북한은 한미 자산에 비해 감시정찰 능력이 취약한 정찰 위성 발사, 무인정찰기 개발 등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군 소식통은 이번 북한 통제기에 대해 "완벽한 완성단계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북한의 무기 개발 동향을 예의주시 중이며 어느정도 완성된 것을 김 국무위원장에게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