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무척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뜻의 제주방언)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 초반 어린 애순(김태연)의 엄마 광례(엄혜란)를 숨지게 한 질환이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 속 해녀(잠녀)인 광례는 29세에 '숨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이 때문에 극 중 해녀들이 이 숨병을 무서워하며 굿을 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연기 장인 염혜란이 연기한 탓에 많은 시청자가 눈물을 흘리고 아쉬워했다.
숨병은 의학적으로 정의된 질환이 아니며 제주 해녀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말로 드라마 배경 및 정황으로 볼 때 잠수병(감압병)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잠수병은 잠수 후 급격한 압력 변화를 겪을 때 질소가 혈액 속에서 기포를 형성하며 발생한다. 바닷속 깊이 내려가면 압력이 증가해 체내로 더 많은 질소가 녹아들게 되고, 급히 수면으로 상승하면 이 질소가 기포가 돼 몸 안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잠수병은 해녀뿐 아니라 스쿠버 다이빙이나 잠수 직업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나타날 수 있다.
잠수병은 증상 정도에 따라 1형과 2형으로 나눌 수 있다. 1형은 주로 근골격계, 2형은 신경학적 통증이 발생한다. 드라마 속 숨병은 제2형 감압병 중 폐 손상을 중심으로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물에 들어간 이후부터 24시간 안으로 증상이 발현되며 극심한 피로감, 가려움, 두통, 어지럼증, 난청 등이 발생한다. 만약 중추신경계에 문제점이 유발되면 의식이 소실되거나 일부 신체 마비, 폐가 파열돼 흉통 또는 쇼크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잠수병의 일차적 치료법은 ‘재가압 요법’이다. 재가압 요법은 대기압보다 높은 기압 환경을 만들어 100% 산소를 일정 시간 동안 계속 흡입하는 고압 산소 치료 요법이다. 재가압 치료와 함께 보조 요법으로서 덱스트란 수액 요법, 스테로이드 투여, 항응고제로서의 헤파린 정맥주사를 시행할 수 있다.
잠수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질소 대신 헬륨이 들어있는 산소통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산소통에는 질소도 일부 들어있는데, 헬륨은 질소와 달리 혈액에 잘 녹지 않아 압력이 달라져도 잠수병이 잘 생기지 않는다. 수심 40m 이하인 깊은 곳에서 작업한 후 수면 위로 올라올 때는 속도를 줄여 천천히 올라가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