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5사, 3월 총 12만3817대 판매… 전년比 2.9%↑
두 달 연속 성장세… 작년 내수 절벽 딛고 '본격 회복'
4월 3일 '美 자동차 관세' 시행 전 마지막 수출 호황
다음달 한국GM 수출량 직격탄 맞을 듯… 3월 약 4만대
완성차 5사(현대자동차·기아·르노코리아·한국GM·KG모빌리티)가 국내 시장에서 두 달 연속 판매 성장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내수 회복'이 시작된 모양새다. 연초부터 쏟아진 각종 신차와 예년 대비 한 달 빨리 책정된 전기차 보조금 등에 힘입어 1분기부터 신차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의 경우에도 3월까지 전반적으로 높은 수치를 써내면서 그간의 호황을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이달 3일부터 미국향 자동차에 25%의 고관세가 부과돼 수출량 변동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장 한국에서의 선적량이 매달 집계되는 한국GM의 변동이 클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사는 지난 3월 국내 시장에서 총 12만3817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2.9% 증가한 수치다.
두 달 연속 내수 판매량이 전년 대비 증가하면서 본격적으로 내수 회복세에도 올라탔다. 지난 1월만 하더라도 완성차5사의 내수 판매량은 11% 가량 줄었지만, 2월 두자릿수(13.2%) 성장한 이후 3월까지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1분기 회복은 연초부터 이어진 신차행렬과 예년 대비 빠르게 책정된 전기차 보조금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 1분기에 완성차 5사가 출시한 신차는 10종에 달한다. 현대차는 대체자 없는 '서민의 발' 포터2의 상품성 개선 모델과 플래그십 전기차 아이오닉 9, 팰리세이드, 캐스퍼 일렉트릭 크로스 등을 출시했고,
제네시스도 G90 롱휠 베이스 블랙과 GV60 부분변경 모델, GV70 전동화모델 부분변경 모델 등을 내놓으며 선택지를 강화했다. 기아는 EV4 계약에 돌입했고, KGM은 토레스 하이브리드와 무쏘EV로 승부수를 뒀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차, 기아, 르노코리아가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현대차는 전년 대비 0.9% 늘어난 6만3090대를 판매했고, 기아 역시 전년 대비 2.0% 증가한 5만6대를 팔았다.
르노코리아는 작년 출시한 그랑 콜레오스의 여전한 인기로 전년 대비 무려 200% 성장을 이뤄냈다. 르노코리아의 3월 내수 판매량은 6116대로, 이 중 그랑콜레오스가 5195대를 차지했다.
KGM의 경우 전년 동기와 비교해선 판매량이 줄었지만, 지난달 내놓은 신차들이 힘을 쓰면 판매 회복에 희망을 더해줬다. KGM의 3월 내수 판매량은 3208대로, 전년과 비교해선 31.8% 줄었지만 전월 대비해선 19.9% 늘었다.
특히 지난달 내놓은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가 내수 회복의 핵심이 됐다. 무쏘 EV는 지난달 출시 직후 2000여대가 계약됐고, 지난달 출고된 물량은 526대로 집계됐다. 토레스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 추가로 1058대 판매되며 전월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한국GM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신차 출시가 2년을 넘긴 만큼 하락세를 피해가지 못했다. 한국GM은 지난달 전년 대비 31.5% 하락한 1383대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나마 가장 최신 출시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1097대 판매되며 80% 가량을 차지했고, 이어 트레일블레이저가 259대 팔렸다. 트래버스와 타호는 각 1대씩 판매되는 데 그쳤다.
본격적인 회복세에 올라탄 내수 시장과 달리 수출 시장의 경우 3월을 마지막으로 우울한 성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미 수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완성차 수출 시장에 이달 3일부터 고관세 폭탄이 떨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국내 시장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자동차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된다.
특히 당장 다음달부터 수출량 하락이 불가피한 업체로는 한국GM이 꼽힌다. 한국GM의 수출량은 전부 미국향으로, 매달 선적되는 차량 대수가 곧바로 집계되는 만큼 큰 폭의 수치 변동이 예상된다. 한국GM의 3월 수출량은 3만9847대다.
현대차·기아 역시 이달부터 대미 수출량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내수 판매량이 높고 미국에 공장을 두고 있는 만큼 시간을 벌 수는 있을 전망이다. 또 현대차·기아의 경우 매월 집계하는 판매실적에서는 글로벌 현지 판매량이 집계될 뿐 대미 수출량 만을 공개하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