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車 기술 발전하는데 왜 '중증 사고' 늘까?… "통합 데이터 갖춰야"


입력 2025.04.10 17:23 수정 2025.04.10 17:24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국토교통, AI로 실현하는 국민안전 사고 제로' 세미나

차량 발전에 전체 사고율 줄었지만… '중증 사고율' 늘어

美·日·獨 등 선진국, 병원+대학+국가기관 데이터 구축

데이터 개방 및 통합 작업 필수적… "AI 정확도 높여야"

이강현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응급의학과 교수가 10일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개최한 '국토교통, AI(인공 지능)로 실현하는 국민안전 사고 제로'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를 비롯해 각종 안전과 관련한 혁신 기술이 자동차에 대거 적용되고 있지만, 오히려 중증 사고율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높아진 기술 수준에 대한 맹목적 믿음, 기술 오류 등이 큰 사고를 부르는 가운데 AI(인공지능)를 통한 '통합 데이터 체계'가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사고율을 크게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강현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응급의학과 교수는 한국자동차기자협회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가 10일 국회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개최한 '국토교통, AI(인공 지능)로 실현하는 국민안전 사고 제로'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2023년도 교통사고 사망자가 2551명, 역대 최저라고 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사고 건수나 부상자는 오히려 재작년보다 조금 올라가고 크게 감소하고 있지 않다"며 "사망률은 선진국의 23배 정도다. 1997년도에 50.4%에서, 현재 권역지역 센터별로 10% 전후대를 다 유지하고 있다. 아직도 선진국의 2~3배 정도 높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데이터베이스와 AI를 활용하면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골든 타임'을 획기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사고현장에서의 사고접수→구급차 출동→환자 상태 파악→응급처치→병원이송'의 순서를 따르고 있는 시스템을 '사고현장서 중증도 예측→구급차 또는 헬기 출동'으로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병원, 각 기관, 자동차 제조사 등이 각자 구축 중인 환자와 차량 정보 등의 데이터를 통합해 '국가 통합형 DB(데이터베이스) 체계'를 구축해야할 것으로 봤다. 실제 일본의 경우 토요타, 혼다 등 자동차 제조사와 연계해 사고 중증도를 현장에서 예측하고, 병원에서 연계해 바로 헬기를 출동시키는 시스템을 구축한 이후 골든타임을 17분 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송영조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 과장은 "응급실이란것은 환자가 도착한 후에야 역할을 할수있다. 환자가 빨리 도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누군가 신고를 해야만 구급대원이 출동해 환자 상태를 파악하고 이송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통합 DB를 활용해 어떤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통해 사고 발생시 신속히 상황에 대한 정부를 포함해 신고가 된다면 골든타임을 줄이는데 굉장히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 통합이 중요한 것은 사고 중증도 예측의 정확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AI는 데이터가 쌓일 수록 학습하는 '딥러닝'을 기반으로 하는데, 사고 데이터와 정보가 다양해질 수록 사고시 정확한 대처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


박강문 한국교통대학교 교수는 "AI라는 것은 데이터를 먹고 자란다. 닫힌 저장소가 아니라 열린 광장이 됐을때 더 많은 가치를 갖게된다"며 "운전자 급가속, 급제동과 같은 위험 신호를 사전 탐지하고, 예방하는 기술이 있다고 한다면, 이를 통한 데이터가 축적될 것이고, 국가적으론 커다란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AI기술 발전은 기술이 아니라 방향의 문제다. 국민 안전과 생명을 위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한다"고 말했다.


정시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부원장은 "데이터를 산업에서 활용할때 장애요인도 분명히 있다. 교통사고 DB가 통합됐을 때 어떤 역할 할것인가를 살펴봐야한다"면서 "어떤 특정 사고 상황에서 특정 환자가 나온다, 어떤 외상이 발생한다고 한다면, 그걸 찾을수 있는 DB가 현재는 없다. 이걸 찾아서 사망 또는 중상사고를 낮추고, 경상으로 낮출수있어야한다"고 했다.


다만, 통합 DB 구축으로 인한 숙제 역시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차종, 환자정보, 사고 발생 경위 등 데이터가 얼마나 구체적인지에 따라 개인정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김규현 한국자동차안전학회 부설연구소장은 "AI가 큰 축으로 떠오르며 최근 함께 부상한 문제는 바로 데이터 보안"이라며 "방대한 데이터가 하나로 모였을 때 이에 대한 철저한 보안이 뒷받침 돼야한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AI를 통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방향으로 개발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에어백, ADAS, ABS 등 자동차 안전 기술 수준이 크게 높아졌지만, 낮은 확률이라도 기술의 오류가 존재하면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다. 또 고도화된 기술을 맹신하는 운전자가 늘면서 행동 주의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신동훈 한국해양대학교 인공지능공학부 교수는 "치명적 도로사고의 원인은 휴먼팩터가 82%를 차지한다. 인간의 행동적, 인지적 오류에서 비롯된다"며 "사고 제로를 위해 시각 전환이 어떻게 이뤄져야하는지 고민해봐야한다. 사고의 잘못을 어디로 돌릴지보다는, 해결을 위해선 운전자의 마음과 능력을 이해하고, 정상적 능력 극대화에 도움 주는 소프트웨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전자의 주행성향을 AI로 정량화해 맞춤형 보조와 사고 예방이 가능한 '이데아' 시스템의 개발 방향과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 신 교수는 "'이데아' 시스템은 자율주행 신뢰성 향상,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오작동 진단, 보험 및 차량 추천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사람 중심의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교통사고 없는 미래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