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레미제라블, 전성기 능가한 예술성
올림픽서 받은 71.76점보다 2점 가까이 높아
일부 심판은 연기력·안무서 10점 만점 찬사
피겨 스케이팅은 기술 점수와 프로그램 구성 점수로 짜인다.
프로그램 구성 점수는 종종 '예술점수'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프로그램 구성 점수가 높다는 것은 기술뿐만 아니라 예술성에서도 높은 경지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이를 떠올릴 때, 김연아 연기는 예술성이 더욱 높아졌다. 피겨 스케이팅을 단순한 기술에서 예술의 경지까지 끌어올린 셈이다.
김연아는 17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에서 벌어진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 74.73점, 프로그램 구성 73.61점으로 합계 148.34점을 받았다.
148.34점은 세계피겨선수권에서 자신이 세웠던 프리 스케이팅 최고 점수를 한참 넘어선 것. 3년 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받았던 150.06점과 비교했을 때도 2점 모자른 수준이다.
무려 2년을 쉰 선수가 6개월의 훈련으로 올림픽 때의 기량을 그대로 찾은 것도 놀랍지만 더욱 경이로운 것은 예술성이 올림픽 때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사실 올림픽 무대는 세계선수권이나 그랑프리 때보다 점수가 약간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당시 은메달을 받았던 아사다 마오(일본) 조차도 최종합계에서 200점을 넘겼을 정도다.
이런 점에서 세계선수권에서 받은 프로그램 구성 점수가 올림픽 때의 그것을 넘어선다는 것은 김연아의 예술성이 더욱 빛을 발했다는 의미다.
조지 거쉰의 피아노 선율에 맞춘 김연아의 당시 프리 스케이팅에서 대부분 9점대를 받았다. 하지만 동작 연결이나 안무에서는 9점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레미제라블' 연기에서 동작 연결을 제외한 모든 요소에서 9점대를 기록했다. 올림픽 때 8.60점에 불과(?)했던 동작 연결 요소도 8.89점까지 높였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연기력과 곡 해석에서 10점을 준 심판도 있다는 점이다. 연기력에서는 2명의 심판이 10점을 줬고 곡 해석에서는 무려 3명의 심판이 10점을 부여했다. 약점 아닌 약점이었던 안무에서도 한 명의 심판이 10점을 줬다.
이로 인해 김연아는 프로그램 구성에서만 73.61점을 챙겼다. 기술 점수는 3.6점 정도 낮았지만 프로그램 구성에서 2점 가까이 높인 덕분에 점수 자체는 올림픽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런 점은 김연아의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 가능성을 더욱 밝히는 부분이다. 예술성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완숙해지는 법이다. 기술이 그대로고 예술성이 더욱 높아진다면 그의 올림픽 점수기록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피겨 스케이팅을 단순한 스포츠에서 예술로 승화시킨 김연아의 연기가 다른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수준차가 난다는 것을 여실히 입증한 한편의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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