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홈런 페이스’ 이대호…민망한 시애틀 플래툰
탬파베이와의 홈경기서 4회 3점 홈런 폭발
린드보다 훨씬 나은 타격감 유지, 실력 입증
시애틀의 이대호가 영양가 만점의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대호는 11일(한국시각),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탬파베이와의 홈경기에 7번 1루수로 출장해 4회말 6-2로 달아나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로써 지난 5일 오클랜드전 한 경기 2홈런 이후 4경기 만에 홈런포를 가동한 이대호는 시즌 5호 홈런으로 팀 내 홈런 순위 공동 3위로 올라섰다. 시애틀은 로빈슨 카노가 12홈런으로 독보적인 페이스를 보이는 가운데 이대호와 레오니스 마틴, 넬슨 크루즈가 5개씩을 기록 중이다.
앞선 두 타석에서 삼진 1개 포함 범타로 물러났던 이대호는 4회 세 번째 타석을 맞았다. 무사 1,2루의 타점 상황. 하지만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로 몰려 적극적인 타격이 어려워 보였다. 더군다나 6구째 들어온 스마일리의 80마일 커터 역시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으로 형성돼 우타자 공략하기 쉽지 않은 코스였다.
그러나 이대호는 달랐다. 스프레이 히터답게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살짝 휘어들어온 코스의 공을 밀어치는 타격으로 타구를 우중간으로 날려 보냈다. 힘이 실린 타구는 쭉 뻗어나갔고, 그대로 관중석에 꽂혔다.
올 시즌 이대호는 플래툰으로 기용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타격감을 잃지 않고 있다. 시즌 타율은 3할에 가까운 0.283에 이르고 있으며, 무엇보다 영양가 높은 타점만을 기록 중이다.
이쯤 되면 시애틀이 유지하고 있는 1루수 플래툰 기용도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당초 시애틀은 30홈런 타자인 애덤 린드는 지난 오프시즌에 데려왔다. 다만 린드가 좌투수에 극단적인 약점을 보이고 있어 우타자인 이대호를 보험용으로 영입, 플래툰 시스템을 가동 중에 있다.
개막 전만 하더라도 이대호가 린드를 넘기서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4년 FA 계약이 만료된 린드는 클럽 옵션을 발동, 올 시즌 8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고액 연봉자다.
여기에 좌투수에 약점을 보인다고는 하지만 2009년 35홈런을 기록한데 이어 20홈런 이상 시즌만 5차례에 달하는 등 검증된 거포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해왔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새 유니폼을 갈아입은 린드가 개막 이후 지금까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린드는 이대호보다 7경기 더 출장한 가운데서도 타율 0.212 1홈런 5타점으로 극도의 부진에 빠져있다.
지금껏 린드를 주전 1루수로 기용했던 스캇 서비스 감독의 생각도 달라질 가능성이 무척 크다. 플래툰으로 기용 중인 이대호가 좌, 우 투수 가릴 것 없이 맹타를 휘두르고 있어 더 이상 더그아웃에 방치했다간 용병술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19경기에 나서 5홈런을 기록한 이대호는 산술적으로 38.9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대호는 적지 않은 나이와 느린 주루, 수비 약점으로 인해 계약 때부터 불리함을 안고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다. 하지만 한국에 이어 일본, 그리고 세계 최고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도 타격 하나만큼은 정상급 기량이라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이대호의 주전 입성이 머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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