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탈출' 삼성, 나믿러믿 통했다
시즌 초반 부진으로 퇴출설 돌던 삼성 러프
타격감 회복 후 50타점 고지..완벽한 4번으로 '부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가 21일 의미 있는 하루를 보냈다.
지난해까지 삼성 마운드의 핵심으로 활약했던 차우찬(LG)을 상대로 승리를 따냈고, 9위 kt가 6연패에 빠진 틈을 타 탈꼴찌에 성공했다.
5월을 기점으로 서서히 반등세를 보이긴 했지만 올 시즌 삼성의 탈꼴찌는 쉽지 않아 보였다. 지난 4월 4승에 그치며 벌어진 격차가 너무 컸던 탓이다. 6월 이후 10승8패로 상승세를 타며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탈꼴찌 1등 공신으로는 단연 외국인 타자 러프를 꼽을 수 있다. 21일 러프는 2-2로 팽팽하게 맞선 잠실 LG전에서 차우찬을 무너뜨리는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결승 타점을 올렸다.
시즌 초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2군에서 조정기를 거쳤던 러프는 5월 2일 복귀전 이후 결정적인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고 있다. 마운드에 기복이 심한 삼성이 반등에 성공할 수 있던 것은 4번타자 러프가 타선의 중심을 확실히 잡았기에 가능했다.
최근 러프의 활약상을 보면 시즌 초반 부진이 의아할 정도다.
마이너리그에서도 평균 이상의 정교함과 파워 히팅으로 주목받았던 타자답게 기술적으로 약점이 없는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한 방 터뜨리는 해결사 노릇도 톡톡히 했다. 복귀 후 러프의 홈런은 대부분 승부처에서 터져 나왔다.
※ 2017시즌 타점 TOP 10(6월 21일 기준)
지난 5월 이후 러프는 놀라운 타점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시즌 69경기 중 59경기에 출전했음에도 50타점을 기록, 타점 1위 최정을 4점 차로 추격하고 있다. 러프의 경이로운 타점 페이스와 함께 삼성은 반등에 성공했다.
러프가 특유의 장타력과 타점 생산으로 4번 타자의 역할을 확실히 하면서 시너지효과도 일어났다. 러프가 극심한 부진에 시달릴 때도 삼성 타선에 대한 평가는 비관적이진 않았다.
삼성에는 구자욱이라는 뛰어난 3번 타자를 비롯해 김헌곤,박해민,배영섭,조동찬 등도 반전 가능성을 보였다. 4번타자가 중심만 잘 잡아준다면 나머지 퍼즐들은 자연스레 맞춰질 수 있는 조합이었다.
역시 열쇠는 러프였다. 침묵하던 러프가 영입 당시 기대치에 걸맞은 활약을 보이기 시작하자 다른 타자들도 타격감이 상승했다. 그리고 삼성은 방망이의 힘을 앞세워 승수를 쌓아갈 수 있었다. 이제 그 어느 팀도 삼성을 승수 쌓기의 제물로 여기지 못한다.
아직 갈 길은 멀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한 5위와의 격차가 여전히 10경기 이상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사실은 여름만 되면 더 강해지는 삼성이 확실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러프가 있다. KBO리그 스트라이크존과 투수들에 적응을 마친 것으로 판단되는 러프라 최근 뜨거운 타격감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러프와 함께 폭발하는 삼성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글: 이정민, 김정학/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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