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Korea] 기업을 내버려두면 대한민국이 '그뤠잇'한다
여전히 불안한 기업...대한민국에서 기업경영하면 죄?
'이중잣대'가 큰 문제...색안경 벗고 기업 기살릴 때
새해에도 여전히 불안한 기업...대한민국에서 기업경영하면 죄?
정부 '이중잣대'가 더 큰 문제...색안경 벗고 이제 기업 기살릴 때
“새해는 그냥 내버려뒀으면 좋겠습니다.”
한 기업체 임원에게 새해 인사를 건네며 소망을 물었더니, 씁쓸한 미소와 함께 돌아온 말이다. 피곤하고 지쳤다는 얘기다.
지난해 우리는 국가도, 기업도, 국민들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야만 했다. 끊날 줄 모르는 적폐청산에 국민들과 기업은 지칠대로 지쳤다. 특히 기업들은 지난 1년간 최순실 사태의 태풍 속에서 정경유착 표본이자 청산해야 할 ‘적폐’로 취급당했다.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됐던 기업가 정신은 퇴색했고, 기업들이 쌓은 공적은 외면당했다.
새해는 달라질까. 여전히 불안하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3%로 낙관하고 있고, 세계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현장 곳곳에서 “기업하기 힘들다”며 하소연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새해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IS)를 조사한 결과, 20개월 연속 기준선인 100에 미치지 못한 것이 이같은 분위기를 방증한다.
더 큰 문제는 국내 상황이 기업들을 더욱 지치게 만든다는 것이다. 촛불정국에 탄생한 새정부가 출범 7개월을 넘겼지만 여전히 대기업들은 적폐청산의 대상보듯 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이중적 잣대’는 기업들의 힘을 더욱 빠지게 한다.
'고용’과 ‘투자’를 확대하라고 주문하면서도 대기업 부담을 가중시키는 규제정책은 강화하고 있다. 법인세와 최저임금 인상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집중투표제, 근로자이사추천제 등 기업을 올죄는 상법들이 도사리고 있다. 정부의 지나친 규제정책에 합리적인 이의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칫 적폐기업으로 낙인찍힐까 두렵기만 하다. 수요가 생기면 일자리도 만들고, 투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게 기업들의 생리다.
‘기업인 독대’도 그렇다. 최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에트(UAE) 특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최태원 SK 회장의 독대 기사가 나왔다. 청와대는 ‘오보’임을 강조하며 법적대응까지 시사하며 펄쩍 뛰었다. 하지만 이후 임 실장이 최 회장과 비공개 독대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러나 여전히 구체적인 내용은 오리무중이다. 앞서 청와대 경제보자관이 8대 그룹 관계자들을 만나려고 했다가 언론에 보도된 이후 돌연 취소한 것도 석연찮다. ‘내로 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말이 이래서 나오는 것은 아닌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밝혔듯이 대통령이 도와준다고 훌륭한 기업인이 탄생하는 시대가 아니다. 치열한 글로벌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그래야만 시장에서 진정한 기업인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청와대와 기업인과의 만남을 무조건 ‘정경유착’으로 몰아붙이는 색안경부터 벗어던져야 한다.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겠지만, 언제까지 적폐청산만 하고 있을 것인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부와 기업간 소통이 제대로 될리 만무하다.
기업들이 신명나게 일하는 분위기로 바꿔야 한다. 정부는 대기업들을 겨냥한 뾰족한 칼끝 대신 따뜻한 시선으로 봐줘야 할 때다. 대한민국에서 기업경영한다는 것이 더 이상 죄가 되지 않기를, 대한민국이 ‘그뤠잇’할 수 있는 시대가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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