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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에 밸류업 본격화…환경 개선에 투자자 복귀 ‘주목’ [2025 증시②]


입력 2024.12.29 07:00 수정 2024.12.29 07:00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환율·정치적 불확실성 점차 축소 가능성…상저하고

연준·한은, 2회 금리인하 예고…밸류업 시너지 기대

기업가치 제고 공시 따른 주가 상승 경험은 긍정적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기업 밸류업 간담회에서 정부·유관기관과 주요 상장사, 시장참여자들과 그간의 밸류업 추진 성과를 평가하고 내년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금융위원회

정부와 금융당국이 올해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핵심 과제로 삼았지만 국내 증시는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내년 주식시장도 경기 침체 속 기업들의 실적 악화 전망과 조기 대선 가능성 등 정치적 리스크까지 겹치며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악의 상황을 지나 개선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상존하고 있다. 새해 증시 전망과 주요 투자 이슈를 총 4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연말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내년에는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되고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화되는 등 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개선되면서 투자자들의 복귀에 따른 증시 반등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29일 증권가에 따르면 일단 내년 증시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에 무게가 좀 더 실리는 분위기다. 증시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원·달러 환율 상승,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둔 데 따른 경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파급력과 영향력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대내외적 악재 약화와 함께 금리 인하에 따른 유동성 공급은 투자 환경을 개선 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나온다.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고 있는 환율도 달러 강세 압력 제한에 따라 점차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없지는 않다.


하반기 증시 여건 개선과 함께 밸류업 정책이 하나 둘 구체화 될 경우 외국인과 개인투자자의 수급 개선이 나타나며 정부가 당초 목표로 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와 자본시장 선진화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전개 중인 정치적 불확실성 확산에도 밸류업 정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을 강조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세제지원 재추진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을 우선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우수기업 표창 등을 통해 밸류업 참여 모멘텀 확산도 꾀할 방침이다.


당국은 연간 계획도 수립해 순차적인 과제 이행도 예고했다. 당장 연초 회계투명성 제고를 추진하고 3월에는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개정할 계획이다. 6월에는 공매도 제도 및 시스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12월에는 합병·분할 등 자본거래에 대한 규제 강화 등을 추진한다.


앞서 밸류업 프로그램은 일본의 사례를 참고해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고질적인 증시 저평가 탈출을 목표로 올해 1월 제도 도입이 발표됐다. 지난 5월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 가이드라인이 마련됐고 9월 1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리아밸류업지수’가 발표됐다.


11월에는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했고 이달에는 지수 리밸런싱을 통한 종목 편출입과 105개로 구성 종목수 확대도 이뤄졌다. 금융당국은 국내·외 기업소개(IR)와 기업간담회, 중소기업 컨설팅을 통해 발로 뛰며 기업의 정책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 24일 기준 본공시 87개사, 예고공시 12개사 등 99개사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했다. 특히 이달에만 27개 기업이 본공시를 하는 등 기업의 밸류업 참여는 지속 증가추세다. 자사주 소각이 작년보다 약 3배 증가하고 배당도 늘어나는 등 주주가치 환원 노력도 확산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 주제로 열린 네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다만 밸류업 정책에 따른 효과는 아직까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토론회를 통해 밸류업 정책을 처음 거론한 올해 1월17일과 비교해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차이가 크지 않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코스피 PBR은 0.85배로 지난 1월17일(0.88배)보다 되레 떨어졌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가치(BPS)로 나눈 비율로 기업의 순자산에 비해 주가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PBR이 1배 미만이면 기업의 주가가 저평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코스피는 저평가 국면에 머물고 있는 것은 물론 지수도 떨어지며 침체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3.72%(2497.59→2404.77) 하락했다. 기관이 12조4753억원 순매도 했고 외국인은 고작 1028억원 순매수 하는데 그쳤다. 개인이 8조9086억원 순매수해 그나마 하방을 지탱했다.


이는 정책 발표 초기 국내 저(低)PBR 주의 수급 유입과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감이 무색한 결과다. 자본시장을 둘러싼 대내외적 악재에 더해 계엄 사태 이후 전개되고 있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밸류업 정책 이행에 대한 의구심마저 제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증권가는 내년 금리 인하와 달러 약세에 따라 하반기 들어 점차 수급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점도표 조정을 통해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4회에서 2회로 조정하기는 했으나 금리 인하 기조에는 변함이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행도 경기하방 위험이 커졌다며 내년 최소 두 차례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예고한 상태다. 당장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25bp(1bp=0.01%포인트) 인하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은의 금리 인하에도 원·달러 환율 부담은 하반기로 향할수록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내년 말 환율이 1300원대 중반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탄핵 정국이 마무리될 경우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와 대외 정책 변화 가능성 등으로 변동성이 제한되며 수급과 밸류업 정책에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으로 기업들이 주주환원율 상향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기업의 70%가 공시 이후 주가 상승을 경험한 만큼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기업들은 주주환원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모니터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거래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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